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가 12일 밤 서울 여의도의 한 술집에서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앞으로 앞으로/낙동강아 잘 있거라/우리는 전진한다…”라는 가사의 군가 ‘전우여 잘 자라’를 불렀다.
이에 대해 최 대표가 총선 물갈이를 하며 현역 의원들을 공천에서 탈락시켜야 하는 심정과 총선 승리의 염원을 노래에 담아 표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 대표는 이날 술자리에서 동석자로부터 “지금 최 대표의 입장이 ‘전우여 잘 자라’의 내용과 매우 유사한데 한번 불러 보시라”는 권유를 받고 몇 차례 거절하다 이 노래를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최 대표는 또 물갈이 후유증과 관련해 “공천이 끝나면 김문수(金文洙) 공천심사위원장은 휴가 보내고 내가 당사에서 가부좌를 하고 앉아 일일이 대응하겠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보였다.
이날 술자리에는 최근 총선 출마를 위해 당에 영입된 한선교(韓善敎) 프리랜서 아나운서를 비롯해 김 공천심사위원장, 임태희(任太熙) 대표비서실장과 기자 등 20명 가까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에 대해 일부 참석자들은 “공천심사가 진행 중인데 공천심사 책임자인 김문수 의원 및 최종 결정권자인 최 대표가 공천심사 대상자인 한선교씨와 술자리를 하는 게 부적절하지 않느냐”는 지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는 이날 군가인 ‘진짜 사나이’와 70, 80년대 대표적 운동가요였던 ‘아침 이슬’을 동석자들과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부르기도 했다.
최 대표와 동석자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설렁탕집에서 저녁 식사를 한 뒤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술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편 한나라당은 최근 불출마 선언을 한 의원들의 불출마 결단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를 19일 개최하기로 했다.
이는 아직까지 진퇴 문제를 놓고 고심 중인 중진 의원들에게 명예롭게 퇴장할 수 있는 명분과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