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서울 연고 프로축구팀이 탄생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14일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신생구단 창단 공모를 한 뒤 이에 응하는 기업이 없으면 기존 팀의 연고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춘식 정무부시장은 “월드컵이 끝난 지 2년이 지났음에도 서울 연고 프로팀이 없어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방치돼 있다. 이는 결국 축구발전에 해를 입히는 것이며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시는 그동안 KT와 한화, 국민은행 등 6개 기업을 대상으로 창단을 추진했지만 모두 창단 불가입장을 밝혔다. 이런 상태에서 서울시의 이번 신생구단 창단공모는 기존 팀 연고 이전을 위한 ‘수순 밟기’라는 분석이다. 경기 침체가 계속 되고 있는데다 정치자금 수사 등으로 기업들이 바짝 움츠리고 있는 상태에서 선뜻 축구팀을 창단하겠다고 나설 기업이 있을리 만무하기 때문.
서울시는 기존 팀이 연고지를 이전할 경우에도 서울 입성금 100억원 지원 계획을 밝히는 등 이미 기존 팀의 이전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 임재오 문화국장은 “기존 팀을 영입해 붐을 일으킨다면 이를 기폭제로 신생팀 창단이 이루어 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04시즌엔 기존 팀 중 하나가 서울을 연고로 뛸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기존 팀 중에 일찌감치 서울입성을 표방한 안양 LG가 서울을 차지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과거 서울 연고였던 성남 일화와 부천 SK는 이전 불가를 밝혔고 다른 팀들도 지자체 등의 반발을 예상해 엄두를 못 내고 있다. 또 LG만이 시설이 낙후한 안양종합운동장을 쓰고 있는 반면 다른 구단들은 월드컵경기장이나 전용구장을 사용 하고 있는 것도 LG에 힘을 실어주는 부분.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기존 팀이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이전을 추진해 결정된다면 반대할 명분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와 축구협회는 서울 팀으로 신생 1개팀 창단과 기존 1개팀 이전을 합의한바 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