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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佛 구석기워크숍 개막…한국 선사-고대문화 유럽에 알렸다

입력 | 2004-01-14 18:27:00

한국과 프랑스의 구석기 전문가들이 10일 프랑스 파리의 고인류연구소에서 한국의 구석기 연구 성과를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했다. -사진제공 이융조 교수


한국의 구석기 연구 성과를 구석기 연구 본고장인 프랑스에서 발표하고 양국간 구석기 학술교류를 모색하는 ‘한-프 구석기 워크숍’이 5∼14일 프랑스와 벨기에에서 개최됐다.

이번 워크숍은 북한에 있는 고구려 고분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여부를 심사할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 회의가 16∼18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기 직전 이루어진 것이어서 큰 관심을 끌었다.

‘한국 중원(中原)지역의 구석기문화와 고(古)환경’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워크숍에는 이융조 충북대 교수(고고미술사학) 등 한국측 구석기 전문가 14명을 비롯해 프랑스측에서 앙리 드 룸리 프랑스 고인류연구소 소장 등 관련학자들이 참석했다.

이코모스 한국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이 교수는 워크숍 기간에 한국 구석기 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가능성을 모색하는 한편 이번 이코모스 회의에서 북한 고구려 고분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유리한 보고서가 나오도록 프랑스 학계의 관심을 촉구했다.

프랑스 각지의 구석기 유적, 박물관, 파리 고인류연구소 등 5개 연구소를 순회하며 개최한 워크숍에서 한국측은 충남 공주시 석장리 유적(1964년), 충북 제천시 점말동굴(73년), 충북 청원군 두루봉동굴(76년), 충북 단양군 수양개 유적(83년) 발굴 등 40년 동안의 연구성과를 발표했다.

프랑스 구석기 연구의 권위자 룸리 소장은 10일 고인류연구소에서 진행된 양국 세미나에서 “한국의 구석기 연구는 지난 20년간 놀라운 발전을 이룩했다”며 “프랑스 인류학 학술지에 한국 구석기 특집호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구석기 고고학의 메카인 프랑스에서 대대적으로 한국의 연구성과를 종합 발표한 것은 처음”이라며 “이번 워크숍과 이코모스 회의가 한국의 선사 고대문화에 대한 유럽학계의 인식을 바꿔놓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코모스 회의와 관련해 “이번 회의는 물론 이코모스 최종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남북한 정부와 학계가 협력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