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자가 취업을 위해 기업 등에 입사서류를 제출하는 횟수가 평균 10회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취업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고 있다.
14일 노동부에 따르면 한국여성개발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지난해 3월 현재 미취업 상태인 수도권의 남녀공학 대학 졸업생 400명(남녀 각 2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1인당 연간 평균 11.6회 입사지원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자 대졸자의 취업지원 횟수가 평균 14.9회로 남자 대졸자의 8.3회보다 훨씬 많았다.
대졸자 취업지원 및 면접 현황구분전체남성여성입사지원횟수전체11.68.314.92002년 이전 졸업생10.18.511.82003년 졸업생16.77.524.1면접 횟수3.63.63.7
자료:한국여성개발원
또 2002년 이전에 졸업한 사람은 입사지원서를 연간 평균 10.1회 제출한 반면 2002년 졸업생은 16.7회로 나타나 2002년 이후 취업난이 이전보다 더욱 심해졌음을 보여준다.
이번 조사에는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더 낮은 지방대 졸업생이 제외됐다. 또 전체 응답자중 22.8%는 아예 취업을 포기하고 입사지원을 단 한번도 하지 않아 실제 취업지원 횟수는 조사된 것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취업에 실패한 원인에 대해선 남녀 대졸자 모두 외국어 능력(48.9%), 학과 및 전공(29.1%), 출신대학(24.8%), 학점(15.6%) 등을 꼽았다.
취업을 위해 성형수술을 받거나 다이어트를 한 여성 대졸자는 17.5%였으며 남자 대졸자의 5.5%도 성형수술이나 다이어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한국여성개발원이 취업난이 상대적으로 덜했던 시기에 입사해 2년 이상 근속한 남녀 근로자 600명(남녀 각 300명)을 별도로 조사한 결과 이들의 평균 입사지원 횟수는 5.1회였다.
여성개발원 김난주 연구위원은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취업현황 조사는 있었지만 미취업 남녀 대졸자를 대상으로 한 공식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남녀 모두 실업에 대한 부담감을 크게 느끼고 있으며 특히 여성이 더 심했다”고 말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