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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원정 國手戰 이창호 먼저 웃다

입력 | 2004-01-14 18:39:00

최철한 6단(왼쪽)과 이창호 9단이 14일 중국 윈난성 다리시에서 국수전 도전 1국을 두고 있다. 이들은 10시간이 넘는 혈투를 벌였다. -사진제공 한국기원


신산(神算) 이창호 9단의 끝내기 실력이 빛을 발했다.

이 9단은 14일 중국 윈난(雲南)성 다리(大理)시 간퉁좡위안(感通庄園) 호텔에서 열린 국수전 도전 1국에서 284수 만에 흑 1집반 승을 거뒀다. 국수전은 한국기원이 주관하고 동아일보사가 주최한다. 기아자동차 후원. 우승상금은 3300만원.

이날 대국은 역전에 역전을 거듭했으나 승리의 여신은 이 9단의 손을 들어주었다.

초반 최 6단이 중앙 흑 대마의 약점을 추궁한 백 50 이하의 수순이 성급해 흑 61까지 흑이 두터워졌다. 백 94의 승부수에 흑 101로 물러선 것이 나약한 수로 백이 형세를 역전시켰다. 하지만 201의 곳에 찔러 흑 대마를 공략하지 않고 백 122로 붙인 수가 느슨해 형세는 미궁에 빠졌다.

흑 이창호 국수 백 최철한 6단

이 9단은 이후 흑 155 등 정확한 끝내기 수순으로 중앙 백집을 깨며 우세를 확보했으며 흑 193, 199의 결정타로 백 5점을 잡아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최근 16연승의 기세로 도전했던 최 6단은 이 9단의 끝내기 벽을 넘지 못했다.

오전 9시40분(한국시간 오전 10시40분)에 시작된 이날 대국은 오후 7시반(한국시간)에 끝났다. 이번 중국 대국은 루이나이웨이와 장주주 9단 부부의 초청으로 이뤄졌으며 다리시 여행그룹이 후원했다.

대국이 열린 다리시 창산 기슭의 간통좡위안 호텔은 해발 2260m의 고지에 있으며 앞으로는 바다만큼 넓다는 얼하이(이海) 호수가 보이고 뒤로는 해발 4100m의 창산이 있어 윈난성에서도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중국 언론들은 이날 대국에 큰 관심을 보여 현지 일간지에서는 이 9단의 윈난 도착 소식을 1면 톱으로 다뤘으며 윈난TV도 이 대국을 생중계했다. 윈난TV 관계자는 “지난해 스페인 프로축구팀 레알 마드리드가 이곳에 전지훈련을 왔을 때와 같은 비중으로 이 대국을 다뤘다”고 말했다.

윈난=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