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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씨, 송두율씨 재판 증언거부

입력 | 2004-01-14 18:44:00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재독 학자 송두율(宋斗律·60)씨의 재판과 관련해 검찰측 증인으로 채택돼 14일 비공개 신문을 할 예정이었던 황장엽(黃長燁) 전 북한 노동당비서가 이날 오전 불출석 의사를 밝혀 재판이 취소됐다.

이에 따라 서울지법 형사합의24부(이대경·李大敬 부장판사)는 27일 오후 2시 열릴 공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측 의견을 청취한 뒤 황씨에 대한 증인 출석 요청을 계속할 것인지를 논의키로 했다.

황씨는 불출석 사유서에서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에 대해 재판부가 원할 경우 이를 확인해줄 수는 있지만 증인의 자격으로 법정에 나가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송씨 석방대책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황씨의 신문을 비공개로 진행하겠다는 것은 실체적 진실의 구명을 어렵게 만들고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송씨의 부인 정정희씨는 이날 “남편이 천식, 고혈압 등을 앓아 구치소에서 선정한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는데 담당의사는 가족들이 문의할 틈도 주지 않고 내시경검사만 한 뒤 돌려보냈다”며 “남편 스스로 ‘외래 진찰이 무섭다’고 말할 정도로 인권침해적 요소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