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5월 완공 예정으로 건립 중인 시립노인병원의 의료비를 일반 사립병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받도록 하고 운영비까지 지원해 줄 방침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시는 2002년 3월 급증하는 노인환자를 효율적으로 치료하고 저소득 노인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시립노인병원을 짓기로 하고 울산의 모 의료재단을 위탁운영기관으로 선정했다.
이어 시는 지난해 6월 50억원을 들여 울주군 온양읍 동상리 일원 997평에 시립노인병원을 착공해 현재 40%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시는 그러나 2002년 10월 마련한 ‘시립노인병원 건립 운영조례’에서 시립노인병원의 의료비를 의료보험 적용대상에서 제외된 간병료와 식비 목욕료 프로그램 운영비 등에 대해서만 일반 사립병원보다 싸게 하고, 통상적인 의료비는 사립병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토록 했다.
이에 따라 시립노인병원의 환자 1인당 의료비는 일반 사립병원(1인당 월 150∼200만원)과 비슷한 월 150만원(간병료 포함)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시는 시립노인병원의 병실 수를 당초 94병상에서 지난해 12월 150병상으로 대폭 늘리고도 기초생활수급대상자에게는 당초 계획대로 10개 병상만 배정키로 해 ‘저소득층 노인환자 배려’라는 건립취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시는 시립노인병원을 3년간 위탁 운영한 뒤 적자가 발생할 경우 운영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조례까지 마련해 위탁운영기관에 대한 특혜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울산시의회는 최근 열린 ‘시립노인병원 건립 추진상황 보고회’에서 “의료비를 일반 사립병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받는 데다 저소득층을 외면한다면 더 이상 시립병원이 아니다”며 “의료비를 낮추고 저소득층 노인환자를 더 많이 배려할 것”을 촉구했다.
울산시 김형복(金亨福) 보건위생과장은 “울산에 처음 설립되는 공공 의료기관이어서 운영방식 등이 다소 미흡하다”며 “기초생활수급 환자 등 저소득층의 의료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