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또다시 방송사 위주로 편파 진행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날 노 대통령은 내외신 기자들로부터 13개의 질문을 받았는데, 사회를 본 이병완(李炳浣)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방송사 기자에게만 6개의 질문권을 줬다.
반면 중앙일간지와 경제지는 1명씩, 지방일간지는 2명의 기자를 지명해 질문권을 주는 편파적인 진행을 했다.
이에 앞서 홍보수석실측은 1시간20분가량의 질문 답변 시간에 10개 정도의 질문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출입기자들에게 △중앙일간지 2명 △경제지 1명 △지방일간지 2명 △방송사 2명 △통신사 1명 △외신 2명으로 안배하겠다고 알려왔다. 이에 따라 출입기자들은 매체별로 추첨을 통해 질문자를 뽑았고, 시간이 남을 경우에 대비해 예비 질문자까지 선정해 홍보수석실에 통보했다. 또한 홍보수석실측이 이번 회견의 중계 주관사인 KBS에 별도 질문권을 주겠다고 요청해 와 이를 양해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수석비서관은 기자들과의 합의를 깨고 제멋대로 사회권을 행사했다.
중앙일간지의 경우 추첨에서 첫 번째 질문자로 선정된 한겨레신문 기자에게는 질문권이 주어졌으나, 두 번째 질문자로 정해져 있던 조선일보 기자는 지명을 받지 못했다. 또 지방일간지의 두 번째 질문자로 정해져 있던 인천일보 기자는 이 같은 편파 진행이 예상되자 회견 도중에 이 수석비서관에게 직접 가서 항의하기도 했다. 이 수석비서관은 지난해 12월 16일 회견에서도 6개의 질문 중 4개를 방송사 기자에게 배정해 빈축을 샀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