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선물세트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
올 설에는 백화점들이 고가 선물세트를 예년보다 대폭 줄였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2일부터 설 행사를 시작한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추석 때 8세트가 팔린 1000만원짜리 ‘보르도 프리미에 크뤼 와인 세트’가 15일 현재 1개도 팔리지 않았다. 250만원짜리 ‘화성다도 승설차 세트’도 여태 주인을 만나지 못했다.
현대백화점은 한 쌍(2알)에 90만∼130만원 하는 ‘귀족호두’ 12세트를 내놨으나 문의만 할 뿐 실구매자가 없는 상태다. 지난해 추석 때는 준비한 귀족호두 물량의 80%가 팔려나갔다.
롯데백화점에서는 1000만원짜리 ‘컬트 와인’이 1세트, 130만원 하는 합천한과 화합세트가 4세트 판매됐다. 지난해 추석 때 1200만원짜리 로얄살루트 50년이 10병 모두 팔린 것에 비하면 판매가 부진한 셈.
반면 광우병 반사이익을 누리는 일부 고급 건강식품은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롯데에서는 100만원짜리 굴비세트가 300세트 이상 판매됐고, 신세계에서는 130만원짜리 장생더덕 세트가 준비된 물량의 80%인 8세트가 팔려나갔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