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울 대학로 연극계는 그 어느 해보다 희망적인 출발을 보이고 있다. 서울연극협회와 서울시 문화재단의 출범, 문예진흥기금 폐지 등으로 공연문화에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또 여러 공연단체들이 야심작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니 한층 기대가 크다. 하지만 어려운 경제사정 탓인지 공연장을 찾는 관객 수는 늘지 않아 아쉽다. 서민 입장에서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지출을 줄이는 게 문화생활비라는 말을 들었다.
공연은 관객과 함께 자라는 나무와 같다. 관객 없는 공연은 존재할 수 없다. 이 삭막한 시대에 몸을 살찌우는 양식도 중요하지만 정신을 건강하게 하는 문화생활도 필요하다. 물론 공연 제작자 스스로 질 높은 공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선이다. 가족과 연인이 새해를 맞아 대학로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대학로 주변에 붙어 있는 각종 공연 포스터를 둘러본 뒤 연극 한 편을 감상해 볼 것을 권한다. 한국 영화의 전성시대가 열린 것처럼 대학로 공연에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한다. 우리 문화는 국민이 다양한 문화를 즐기는 만큼 성숙할 수 있을 것이다.
손상원 극단 동숭아트센터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