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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美없인 못살아” GM “亞는 축복의 땅"…상반된 전략

입력 | 2004-01-18 17:13:00

GM대우의 전북 군산공장 모습. GM대우는 2002년 말부터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수출이 활발해지면서 매년 생산량이 급증하고 있다. 사진제공 GM대우


“제너럴모터스(GM)는 아시아화, 도요타는 미국화?” 세계 자동차 업계 1위인 GM과 자동차 회사 중 가장 수익성이 좋은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뚜렷하게 다른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GM, 아시아에서 마침내 웃다=2002년 GM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했을 때 자동차 업계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GM대우가 만든 차가 전 세계에 걸쳐있는 GM 네트워크를 통해 수출되기 시작하면서 GM대우는 화려하게 부활했다. GM대우차는 대우는 물론 시보레 뷰익 등 다양한 GM 브랜드로 수출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57만대를 팔았던 GM대우의 올해 판매목표는 80만대. 2005년에는 흑자가 예상된다.

갈수록 커지고 있는 중국 시장도 마찬가지. GM은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38만6710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46.4% 증가한 것. 중국 자동차 시장 절대강자인 폴크스바겐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다.

중국 시장에서 GM의 연착륙은 경쟁사에 비해 훨씬 빠른 97년에 상하이자동차와 합작사(상하이 GM)를 설립하면서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기 때문.

GM이 지분 20%를 인수한 일본 스즈키와 후지중공업도 GM의 글로벌전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도요타, 미국화를 통한 세계화=도요타는 아직까지도 사실상 종신고용제를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일본 기업 문화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기업.

그러나 북미(北美) 시장에서 벌어들이는 순익이 회사 전체 순익의 70∼80%를 차지할 정도로 미국 시장 비중이 커지면서 ‘미국화’에 힘을 쏟고 있다.

우선 인사에서 미국통의 중용이 두드러진다. 1999년 취임한 조 후지오 사장은 1988년 도요타의 첫 미국공장 설립을 주도했다. 후계자로 거론되는 이나바 요시미 전무는 미국 MBA 출신으로 8년 가까이 미국에서 근무했다. 그는 미국 기자들과 통역 없이 인터뷰를 하면서 속내를 솔직하게 털어놓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에는 아예 미국인 두 명을 총 62명으로 구성된 본사 최고위급 임원단에 임명했다. 조 사장은 “도요타는 앞으로 미국적인 요소를 더 도입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자동차 신모델 개발방식도 ‘일본에서 개발→일본 소비자 검증→미국 수출’이라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고 있다. 철저하게 미국 소비자를 염두에 두고 개발한 렉서스가 2005년 뒤늦게 일본 시장에 도입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