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은 17일 미국 하와이에서 미래한미동맹 6차 회의를 갖고 한미연합군사령부와 유엔군사령부를 포함한 서울 용산기지 주둔 미군부대들을 2007년 말까지 한강 이남의 오산 평택으로 옮기기로 공식 합의했다.
그러나 양국은 기지 이전비용 및 양국의 의무 조항 등을 담은 기본합의서와 이행합의서를 만드는 데는 실패했다.
이날 양국 대표인 차영구(車榮九) 국방부 정책실장과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담당 부차관보는 회의 종료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합의 내용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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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1882년 임오군란 이후 122년간 지속된 외국군의 서울 주둔 역사는 막을 내리게 된다.
81만평 규모의 용산기지에는 한미연합사와 유엔사의 사령관 및 부사령관 집무실, 50여명의 한미업무협조단, 드래건힐호텔이 있는 2만5000여평만을 남긴 채 모두 반환된다. 정부는 앞으로 용산기지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차 실장은 “유엔사와 연합사를 한강 이남으로 이전하는 것이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 여건을 만들고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는 방안이라는 점에 양측이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롤리스 부차관보는 “안보 공백에 대한 한국민의 심리적 불안은 이해한다”며 “앞으로 3년간 110억달러(약 13조원·2004년 한국군 전력투자비 약 6조원)를 주한미군에 투자키로 한국측에 약속했으며 주한미군의 능력 향상은 계속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30억∼50억달러로 추정되는 기지 이전비용은 1990년 체결된 양국 합의각서(이전을 요구한 측이 비용을 부담한다는 내용)에 따라 한국이 전액 부담한다는 점을 양측은 재확인했다. 양측은 2, 3주 내에 이견을 조율하고 7차 회의에서 합의서를 완성해 3월 초 양국 국회에 각각 제출키로 했다.
호놀룰루=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