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李健熙) 삼성 회장과 최도석(崔道錫) 삼성전자 경영지원총괄 사장 등 삼성전자 전현직 이사 5명이 회사에 200억원을 배상했다.
삼성은 작년 11월 삼성전자 주주대표소송 2심 판결에 따라 이 회장을 비롯해 최 사장, 김광호 전 회장, 진대제 이해민 문병대 전 사장 등 전현직 이사 5명이 작년 12월부터 이달 초에 걸쳐 200억원을 삼성전자에 배상했다고 18일 밝혔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에 따르면 이번 배상에서 이 회장은 80억원을 부담했고 나머지 5명의 이사가 120억원을 부담했다. 최 사장은 배상금을 마련하기 위해 작년과 올해 세 차례에 걸쳐 삼성전자 보유주식 1만5000여주에 대해 스톡옵션을 행사해 30억원 상당의 현금을 확보한 바 있다.
삼성그룹은 “그러나 2심 판결에 승복한 것은 아니며 현재 대법원 상고를 진행 중”이라며 “대법원에서 승소하면 배상금은 돌려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만약 최종심에서 패소할 경우 200억원 배상금에 대해 2심 판결일부터 연 20%의 이자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며 “미리 배상한 것은 고율의 이자지급 가능성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주주대표 소송은 “이 회사의 전현직 이사들이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 부실기업 인수, 계열사 부당지원 등으로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며 참여연대가 1998년에 제기한 것. 재판부는 지난해 2심 판결에서 이 회장의 노 전 대통령 뇌물공여 건에 대해 70억원, 삼성종합화학 주식의 저가 매각에 대해서는 당시 이사진에 120억원 등 19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삼성전자 이사진이 배상한 200억원은 그동안의 이자비용 10억원을 포함한 금액이다.참여연대도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