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9일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선레이스에 들어간다. 지금부터 대선일인 11월 2일까지 약 10개월 동안 복잡한 후보 선출과정을 거치게 된다. 초미의 관심은 역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이냐, 민주당 후보로의 정권교체냐’로 모아진다. 어느 쪽이든 미국의 한반도정책은 다시 한번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올해 미 대선의 의미, 절차, 전망 등을 3회에 걸쳐 게재한다.》
미국 대선 레이스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19일 아이오와주 코커스와 27일 뉴햄프셔주 예비선거(프라이머리)가 중요한 출발점이다. 집권 공화당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을 사실상 정·부통령 후보로 확정해 재집권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제시하며 이미 본선 레이스에 돌입한 상태다.
이에 맞서 백악관을 탈환하려는 민주당은 8명이 대통령 후보 지명을 위해 경합 중이다. 무소속을 비롯한 제3의 후보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2004년 대선의 의미와 이슈=이번 대선은 미국의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는 2001년 9·11테러 이후 처음 실시되는 선거다.
부시 정권 집권 첫해에 발생한 9·11테러 이후 미국은 대테러전쟁을 명분으로 아프가니스탄전과 이라크전 등 두 차례의 전쟁을 치렀다.
아울러 신보수주의(네오콘)의 강력한 영향력과 대외정책상의 ‘공세적 일방주의’로 국내에서 만만찮은 ‘반(反) 부시’ 세력이 형성됐고 전 세계적으로도 거센 반미기류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이번 대선은 이라크전을 비롯한 부시 정권의 대외정책과 세계전략에 대한 미국인의 평가라는 의미와 함께 대외정책 노선의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의미가 있다.
또 1990년대 이후 정보통신혁명이 낳은 인터넷 문화와 인터넷 세대의 정치적 영향력을 평가하는 의미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아웃사이더 출신으로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전에 나선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가 몰고 온 인터넷을 이용한 선거운동이 조직력과 자금력, 그리고 주류 언론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전통적인 선거운동과 대결하는 양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은 전통적으로 경제정책을 비롯한 각종 국내 이슈들이 큰 영향을 미쳐왔다. 이번 선거에서도 감세정책을 비롯한 경제정책과 경제상황에 대한 평가, 낙태 및 동성결혼, 교육정책, 총기 소지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유권자의 거주지역, 계층, 인종, 종교, 세대 역시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선거 절차=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6월 8일까지 50개 주와 4개 미국령에서 각각 실시되는 예비선거를 거쳐 7월 26∼29일 전당대회(보스턴)에서 확정된다. 그러나 3월 2일 남부지역 주를 중심으로 11개 주에서 동시에 예비선거가 실시되는 이른바 ‘슈퍼 화요일’을 계기로 사실상 판도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집권 공화당도 예비선거를 실시하지만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며 8월 30일∼9월 2일 뉴욕 전당대회에서 후보 확정 절차를 밟는다.
전당대회 이후 각 당 후보들은 TV 토론을 비롯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며 11월 2일 대통령을 직접 선출하는 선거인단 538명을 뽑는다. 미국 대선의 가장 큰 특징은 유권자 직접투표에서 1표라도 더 많이 얻은 후보가 주별로 배정된 선거인단을 독점하는 ‘승자독점방식’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선거인단이 많은 주인 캘리포니아 뉴욕 텍사스 플로리다 일리노이 펜실베이니아 등에서 이기는 후보가 절대 유리하다.
11월 2일 선거에서 270명 이상의 선거인을 확보한 후보가 대통령으로 결정된다. 형식상으로는 주별로 선출된 선거인단이 12월 13일 주 의회에 모여 투표하고 내년 1월 6일 연방 상하원 의원 합동회의에서 개표 결과가 공식 발표된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