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이란 자세로 다시 시작하겠다.”
‘국민타자’ 이승엽(28·지바 롯데 마린스·사진)이 드디어 ‘일본 정복’에 나선다.
이승엽은 설연휴를 보낸 뒤 25일 오전 11시20분 도쿄행 비행기로 장도에 오른다. 당초 24일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25일이 선수단 휴식일이라 일정이 하루 늦춰졌다.
거처는 지바 인근의 우라야쓰시에 정했다. 일본 내 대리인인 김기주씨는 “롯데 용병들의 지정숙소로 사용되는 아파트로 38평형”이라고 소개했다.
이승엽은 25일 도착해 여장을 푼 뒤 26일부터 홈구장인 지바 롯데 마린스타디움에서 몸을 만든다. 다음달 1일부터는 신임 바비 밸런타인 감독과 전체 선수단이 참가한 가운데 가고시마에서 본격적인 스프링캠프를 시작한다. 이승엽의 올 시즌 보직과 타순 결정은 순전히 스프링캠프 훈련 결과에 달려 있다. 밸런타인 감독은 일찌감치 “용병이라고 특별대우는 없다”며 전지훈련에서의 무한경쟁을 선언했다. 이승엽의 라이벌은 롯데 주전 1루수 후쿠우라 가즈야(29). 2001년 퍼시픽리그 타격왕 출신으로 지난해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3(567타수 172안타)에 21홈런 76타점을 거둔 중심타자다.
지난해 팀 내 최다안타, 최고타율을 기록한 그는 18일 지바에서 열린 한 야구교실에 참가한 뒤 인터뷰에서 “이승엽에게 신경 쓰지 않겠다. 올해도 (홈런보다) 안타를 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슬러거인 이승엽의 스타일에 상관없이 자신의 야구를 펼쳐나가겠다는 뜻.
지난달 22일부터 경북고와 삼성 경산구장에서 한달 가까이 구슬땀을 흘려온 이승엽은 “내가 후회 없는 결정을 내렸다는 걸 팬 여러분께 증명해 보이겠다”며 야심 찬 각오를 내비쳤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