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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F번호이동성 일방독주…교체21만명 중 14만명 유치

입력 | 2004-01-19 18:23:00


번호이동성 도입에 따른 휴대전화 가입자 유치경쟁이 업계 1위인 SK텔레콤과 2위 KTF 의 양자대결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저렴한 요금으로 가장 많은 가입자를 모을 것으로 기대됐던 LG텔레콤은 선발업체의 기세에 눌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

19일까지 번호는 그대로 둔 채 사업자만 바꾼 번호이동 가입자는 21만여명. SK텔레콤 가입자 중 7만여명이 LG텔레콤으로, 두 배에 가까운 나머지 14만명은 KTF로 옮겼다.

SK텔레콤은 “KT의 KTF 휴대전화 재판매가 가입자를 ‘싹쓸이’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라며 “KT의 PCS 재판매를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KTF로 번호이동한 가입자의 60%가량은 KT 재판매 고객인 것으로 나타났다.

KT의 PCS 재판매란 KT가 KTF 고객을 확보해 관리하고 일정 금액을 KTF에 납부하는 것. KT는 번호이동성 도입 이후 4만여명의 임직원에게 할당량을 정해 가입자 유치를 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T의 한 간부는 “사업장별 할당량이 있으며 가입자를 유치하는 직원에게 판매수당 2만5000원, 보상금 4만원가량을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SK텔레콤도 자사 가입자 지키기에 자본력을 동원하고 있다. 매달 10, 11, 17일 멤버십카드를 제시하면 TGI프라이데이 아웃백스테이크 마르쉐 박준미장 등 8개 업체에서 50% 할인혜택을 주는 것. KTF측은 “이는 보통의 멤버십 할인율을 넘어선 보조금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으나 SK텔레콤측은 “추첨 형식을 통하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입장.번호이동성의 시차 적용에 따라 7월부터 KTF 가입자를 빼앗아 올 수 있는 SK텔레콤은“KT의 재판매로 빼앗긴 고객을 반드시 되찾겠다”며 벼르고 있다. SK텔레콤측은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그룹 차원의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며 확전을 예고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