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앞으로 주가가 어떻게 될까’ 하는 것이다.
투자자들의 이런 질문에 가장 근접한 답을 찾는 ‘피 말리는 게임’을 벌이는 사람들이 바로 각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들이다.
기업분석, 산업분석, 경기분석 등 분야별 분석 전문가들을 지휘하는 리서치센터장들은 연말이 되면 이듬해 주가지수 전망치를 내놓는다.
리서치센터장들은 동료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여러 변수들의 방향을 점친 뒤에 주가지수가 어느 정도까지 오를 것인지 예측한다.
각 증권사는 작년 말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나름대로의 전망치를 발표했다. 올해 주가지수가 최악의 경우 600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비관론을 펼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도 있고, 1,120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내놓은 센터장도 있다.
지난해 증시를 가장 정확하게 전망한 A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말에 ‘미국과 중국 경기 불안으로 올해 주가지수가 600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아 증권가의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연초부터 외국인 투자자들의 ‘바이 코리아’ 열풍이 지속되면서 강세를 보이자 그는 지난주에 올해 전망 최고치를 850에서 900으로 상향조정했다.
B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증권가에서는 항상 ‘소수 의견’이 주목을 받기 마련”이라며 “소신을 가지고 ‘소수 의견’을 내놓았다가 옳으면 ‘영웅’이 되지만 틀리면 ‘바보’가 된다”고 푸념했다.
리서치센터장이라면 대부분 소수가 되고 싶어 하지만 소수의 편에 서기 위해서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
C증권사 리서치 책임자는 “솔직히 말해서 향후 전망에 대해 자신이 없을 때는 다른 사람들의 전망치를 훑어보고 대충 중간 수준의 전망치를 내놓아 다수에 묻어갈 때도 있다”고 귀띔했다.
C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신(神)도 맞힐 수 없다는 게 주가 아니냐”며 “수치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전망에 대한 근거와 설명에 귀 기울여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치영 경제부 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