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마라도나’ 최성국(21·울산 현대). 자그마한 키에도 신기에 가까운 테크닉과 슈팅 감각으로 그라운드를 누빈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마라도나를 닮았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다. 거스 히딩크 전 대표팀 감독은 그를 “한국축구의 미래”라고 평가했다.
그 최성국이 24일 끝난 제3회 카타르 도요타컵 23세 이하 친선축구대회에서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돼 드디어 이름값을 했다.
1m70, 68kg의 작달막한 체구에도 탁월한 개인기와 특유의 재치 있는 플레이로 그라운드를 휘저은 최성국. 그는 파라과이와의 B조 리그 개막전에서 1골 2어시스트를 기록해 5-0 대승을 이끌었고 일본과의 4강전에선 페널티킥 1개를 유도하고 1골을 터뜨려 3-0 완승의 주역이 됐다.
24일 카타르 도하 알 에테하드스타디움에서 열린 모로코와의 결승전에서도 그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전반 23분 미드필드부터 수비수들을 따돌리며 문전을 파고들다 골지역 왼쪽의 최태욱(안양 LG)에게 완벽한 패스를 연결해 선제골을 도왔다.
지나친 개인플레이로 팀워크를 망치곤 했던 최성국이었지만 이번 대회에선 달랐다. 드리블을 자제하고 한 박자 빠른 패스를 내주는 등 팀플레이 위주로 변신한 것. 한국이 모로코에 1-3으로 져 준우승에 그쳤는데도 최성국이 MVP에 오른 것이 그의 활약을 증명한다.
이번 대회는 최성국에겐 부활의 무대. 청소년은 물론 올림픽, 성인대표팀까지 오가는 한국축구의 ‘대들보’였지만 지난해는 부상이란 암초를 만나 고생했다. 고려대를 중퇴하고 K리그에 뛰어들어 맹위를 떨치다가 발목과 쇄골 부상 때문에 신인왕 타이틀을 후배 정조국(안양)에게 내준 것.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20세 이하)에도 출전했지만 쇄골 부상 여파로 조별 예선에서 벤치를 지키는 등 제몫을 못해 자존심을 구겼다.
하지만 최성국은 이번 대회에서 화려하게 재기했다. 최성국은 “꼭 아테네올림픽에 출전해 세계무대에 내 존재 가치를 알린 뒤 유럽으로 진출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날 선제골을 터뜨린 ‘새신랑’ 최태욱(23·안양 LG)은 6골로득점왕에 올랐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