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전에 나선 존 케리 상원의원이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19일)에서 1위를 차지한 데 힘입어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케리 후보는 아이오와 코커스 다음날인 20일부터 22일까지 뉴햄프셔주에서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31∼37%의 지지를 얻어 2, 3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와 웨슬리 클라크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사령관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27일 실시되는 뉴햄프셔 예비선거(프라이머리)는 아이오와 코커스와 함께 경선 판도의 풍향계로 꼽히고 있다. CNN, USA투데이, 갤럽이 20∼22일 공동 실시한 뉴햄프셔주 여론조사에서 케리 후보는 37%의 지지를 얻었다. 딘 후보(19%)와는 18%포인트, 클라크 후보(15%)와는 무려 22%포인트의 차이를 보였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2위를 한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은 뉴햄프셔주에서는 지지도가 정체해 4위에 머물러 있다.
케리 후보는 아이오와 코커스 직전인 17∼19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딘 후보에게 15%포인트 정도 뒤져 있었다. 코커스 1위가 그의 상승세에 중요한 계기가 됐다는 게 선거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당선 가능성’과 ‘검증된 능력’을 선거 전략으로 내세웠던 케리 후보는 이 같은 상승세에 힘입어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강화하고 있다.
그는 23일 월터 먼데일 전 부통령의 지지를 확보했으며 참전용사들과의 행사에서 “부시 대통령이 국가 안보를 정치화했다”고 공격했다.
민주당 인사들은 케리 후보가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다시 1위를 차지할 경우 확실한 선두주자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화당측도 케리 후보를 “가장 리버럴한 상원의원 가운데 한 명”이라고 공격하며 경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선거관계자들은 7개 주에서 동시에 예비선거가 실시되는 2월 3일의 ‘작은 슈퍼 화요일’까지는 시간이 많지 않고 선거자금도 부족해 다른 후보들의 강력한 도전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햄프셔 예비선거에는 아이오와 코커스에 참가하지 않고 뉴햄프셔 공략에 주력해 온 클라크 후보와 조지프 리버먼 상원의원까지 포함해 모두 7명이 출마하며 민주당원만 참가 자격이 있는 코커스와 달리 공화당원도 투표할 수 있다.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뉴햄프셔 예비선거 결과 2위 안에 들지 않고 대통령 후보가 된 경우가 거의 없는 만큼 모든 후보가 최소한 2위 안에 들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