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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설'…수도권 동파 2만여건 접수

입력 | 2004-01-24 18:48:00

기록적인 한파로 설연휴에 전국적으로 1만5000여건의 수도관 동파 사고가 일어났다. 24일 서울시 서부수도사업소의 한 직원이 동파돼 수거한 수도계량기를 살펴보고 있다. 동파사고 신고는 국번 없이 121번. -김미옥기자


설 연휴에 닥친 한파와 건조한 날씨로 수도관 동파와 빙판길 교통사고, 화재 등이 잇따라 발생했다. 또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도 줄을 이었다.

▽동파 및 교통사고=24일 각 지역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연휴기간에 서울 1만1000여건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2만여건의 수도관 동파신고가 접수됐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측은 24일 “고향을 찾았다가 귀가 후 동파를 발견하고 신고하는 가정이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에서는 23일 새벽 북구 칠성동 지하철 대구역사 3층 천장의 스프링클러 배관이 동파되면서 대합실에 물이 고이고 승강장 바닥이 얼어붙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또 23일 저녁 서울 올림픽대로 공항방면 청담대교 부근에서 5중 추돌사고가 일어나는 등 곳곳에서 빙판길 사고가 일어났다.

20일부터 23일까지 전국의 교통사고는 1950건이며 29명이 사망했고, 2789명이 부상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제주공항 주변에는 강풍주의보가 내려져 24일 오후 9시까지 왕복 12편의 여객기가 결항됐다.

▽화재=24일 오후 대구 동구 동내동 인근 초래봉에서 원인 모를 산불이 나 임야 2ha가량을 태웠고 강원 강릉시 용강동 서부시장 지하상가에서 누전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점포 6개를 태웠다.

이에 앞서 23일에는 얼어붙은 수도관을 녹이다 불씨가 옮아붙어 서울 용산구 후암동 음식점 2층 건물과 은평구 진관내동 화훼용 비닐하우스에서 각각 불이 났다. 22일에는 광주 동구 대인동 C모텔에서 가정용 LP가스통이 폭발해 7명의 사상자를 냈다.

▽지하철 동사(凍死)와 자살=24일 새벽 노숙자 김모씨(33)가 서울 중구 을지로 모백화점 앞 지하보도에서 잠을 자다 동사한 채 발견됐고, 22일 오전에는 신원을 알 수 없는 40대 여성이 을지로3가역 지하보도에 쓰러져 있다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21일 오후에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에서 노숙자 이모씨(43)가 역 구내로 진입하던 전동차에 뛰어들어, 대구 북구 지하철 칠성역에서는 황모씨(29)가 선로로 뛰어들어 숨졌다.

▽각종 사건사고=24일 새벽 대구 동구 효목동 H찜질방에서 손님 30여명이 구토와 어지럼증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산소가 부족해져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강원 춘천경찰서 박용호 청문감사관(55·경감)이 이날 오전 경찰서 화장실에 쓰러져 있는 것을 직원이 발견,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경찰은 과로사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오후에는 대구 북구 읍내동 대동교 아래 하천 얼음 위에서 놀던 권모군(8)이 얼음이 깨지면서 2∼3m 깊이의 웅덩이에 빠져 숨졌다.

한편 23일 오후에는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 스키장에서 리프트가 갑자기 멈춰 100여명이 70여분간 강추위 속에서 공포에 떨기도 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