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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donga.com]중년에 찾아오는 수정체 이상신호

입력 | 2004-01-25 17:22:00

삼성서울병원 안과 안병헌 교수(왼쪽)가 노안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김종원씨에게 근거리 시력 검사를 하고 있다.김미옥기자 salt@donga.com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사는 김종원씨(50·사업)는 평소 시력이 1.2로 안경을 낄 필요성을 못 느끼며 살았는데 얼마 전 갑자기 책 읽기가 힘들어졌다. 처음엔 책의 글씨가 잘 보이다가도 좀 지나면 글씨가 흐릿해졌다. 이에 김씨는 본보에 e메일을 보내 자문을 했다. 16일 오후 1시 김씨는 삼성서울병원 안과 외래에서 안병헌 교수를 만나 1시간 동안 노안 검사 및 상담을 받았다. 안 교수는 녹내장 백내장 수술분야의 국내 일인자로 본보에 베스트닥터로 소개되기도 했다.》

“5년 전부터 TV를 보다가 먼 곳을 쳐다보면 사물이 흐릿하게 보여요. 또 먼 곳을 쳐다보다 TV를 볼 때도 마찬가지고요.”(김씨)

“노안의 초기 증세가 그때부터 시작됐군요. 노안이 되면 수정체가 탄력성을 잃어 제대로 조절이 되지 않지요. 특히 가까이 있는 물체를 보기 힘든데 지금 약간의 노안 증세가 있는 것 같군요. 노안이 되면 30cm 거리의 신문은 읽기 힘들게 됩니다.”(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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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야 좁아지면 녹내장 증세

김씨는 그동안 서류작업과 같은 일을 많이 해서 그런지 다른 사람에 비해 노안이 빨리 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검사 결과는 달랐다.

정밀 시력검사 결과 아직 본격적인 노안이 온 것은 아니고 이제 막 노안 증세가 시작되는 단계였다. 또 김씨는 평소 시력이 1.2 정도로 눈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론 왼쪽과 오른쪽 모두 0.8 정도로 약간의 근시까지 있었다. 김씨는 근시 때문에 오히려 노안이 늦게 찾아온 경우에 해당한다. 노안은 보통 45세에 시작한다.

“노안 교정엔 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들었는데 무엇이 가장 좋은지….”(김씨)

“수술 요법이 있지만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어요. 렌즈 하나에 원거리 중간거리 근거리 등 초점을 다양하게 만든 누진다초점안경이 있고 눈에 붙이는 콘택트렌즈가 있어요. 누진다초점안경은 사용자의 50%는 만족하지만 움직일 때 어지러움을 심하게 느끼는 사람은 다소 불편합니다. 콘택트렌즈는 한번도 안 껴본 사람은 사용하기가 불편해요. 최근엔 수정체 속에 탄력성이 있는 특수물질을 넣는 방법이 동물실험에 성공했지만 사람에게 적용되려면 아직 멀었지요.”(안 교수)

안 교수는 김씨에게 돋보기 사용을 추천했다. 돋보기안경 처방을 위해선 근거리 시력을 측정한다. 이는 근거리 시력표를 40cm 거리에 두고 숫자를 읽는 검사법. 양쪽이 0.4 정도로 나왔다.

“돋보기안경 처방은 그 사람의 직업에 따라 다르게 처방합니다. 도장 새기는 사람, 책을 많이 보는 사람, 서류작업을 많이 하는 사람 등은 대개 0.8 정도로 하며 일상생활을 하는 정도라면 0.6 정도에 맞도록 처방합니다.”

김씨는 사업상 독서용에 맞는 0.8로 교정 받았다.

50대엔 △안압이 높거나 시신경이 상해서 생기는 녹내장 △저녁에 눈이 뻑뻑해지는 눈물마름증(안구건조증)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눈물이 흐르는 현상이 많이 생긴다.

안 교수는 김씨에게 눈 속의 상태를 알 수 있는 세극등 현미경 검사, 검안경 검사, 안압 검사 등을 시행했다. 검사 결과 백내장은 없었고 각막은 투명해 눈물마름증도 없었다. 안압도 오른쪽 왼쪽 각각 16, 15(단위:mmHg)로 정상 범위. 따라서 녹내장도 없었다.

“노안에 좋은 예방법은 없나요. 가령 눈 체조가 좋은지, 또 눈에 좋은 음식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김씨)

“눈 체조는 눈의 피로를 풀 수 있을진 몰라도 노안의 진행은 막을 수 없어요. 또 수정체가 노화해서 생긴 것은 음식을 먹거나 영양제를 복용한다고 해서 좋아지지 않아요. 앞으로 돋보기는 3년 주기로 바꾸면 될 겁니다. 눈의 피로를 덜기 위해 30cm 정도 거리를 두고 책이나 신문을 보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세요.” (안 교수)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