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가 약이 됐을까.
전기영 남자유도대표팀 트레이너는 최근 “이원희가 지난해 코리아오픈 결승에서 진 것이 오히려 잘됐다”고 말했다. 약점을 보완할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는 이유.
8월 아테네올림픽 남자 유도에서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인 이원희(용인대·한국마사회 입단 예정·사진)가 새해 첫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우승하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이원희는 25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모스크바남녀슈퍼A토너먼트유도대회 남자 73kg급 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의 쇼키르 무미노프에게 빗당겨치기 한판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러시아의 민속씨름인 ‘삼보’의 변칙기술에 대한 적응도를 높이기 위해 전지훈련을 겸해 21일 출국한 이원희는 준결승에서 안다리걸기 절반승을 따낸 뒤 결승에서도 빗당겨치기 한판 기술을 선보이며 ‘한판승의 마술사’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2003세계선수권자인 이원희는 지난해 코리아오픈 준결승까지 48연승을 기록, 윤동식(한국마사회 플레잉코치)이 세웠던 종전 최다 연승기록(47연승)을 갈아 치운 국내 남자 유도의 간판스타. 이원희는 당시 결승에서 미국의 지미 페드로에게 덜미를 잡혔지만 연승기록을 마감했었다. 한편 남자 60kg급의 최민호(창원경륜공단)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