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은 브라질 축구 통곡의 날. 세계 최강 브라질 축구가 올림픽예선에서 탈락했다.
브라질은 이날 칠레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아테네올림픽 남미지역 최종 예선에서 전반 33분 상대팀 주장 호세 데 바카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브라질은 1승2패로 승점 3을 기록, 이날 칠레와 2-2로 비긴 아르헨티나(승점 7)와 파라과이(승점 6)에 이어 3위에 그쳐 2위까지 주어지는 올림픽 티켓 획득에 실패했다. 브라질이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것은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과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 이어 3번째다. 세계 축구계를 호령해온 브라질이지만 올림픽과는 이상하리만치 인연이 없었다. 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과 88년 서울올림픽에서 연속 준우승한 것이 올림픽에서의 최고 성적.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선 8강전에서 탈락하며 룩셈부르고 감독이 해임되기도 했다.
브라질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통산 5회 우승의 금자탑을 수립한 뒤 지난해까지 20세 이하 및 17세 이하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를 차례로 제패했던 세계 축구의 슈퍼 파워. 브라질은 이번 아테네올림픽 우승으로 사상 첫 ‘축구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려는 꿈에 부풀어 있었다. 호나우두가 “올림픽에서 와일드카드로 뛰고 싶다”고 했을 정도.
브라질은 1차 예선에서 파라과이를 3-0으로 완파했기에 이날 비기기만 해도 파라과이를 제치고 올림픽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다. 그러나 브라질은 수비 뒤 역습 작전을 펼친 파라과이에 전반 내내 고전하다 상대 수비수 바카에게 어이없는 선제 결승골을 허용했다.
브라질은 후반 들어 최전방에 4명의 공격수를 배치하며 총력전을 펼쳤지만 견고한 파라과이의 수비벽을 뚫지 못한 채 무릎을 꿇었다.
바르셀로나올림픽에 처녀 출전했던 파라과이는 이날 승리로 12년 만에 두 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