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임교수 선임을 앞둔 호텔 청소원 출신 객실 관리인이 한순간의 실수로 교수의 꿈이 날아갈 위기에 놓였다.
서울 강남의 한 특급호텔에서 객실 미니바 관리를 맡고 있는 N씨(47·여). 그는 1985년 호텔에 취직한 이후 1999년 관리인이 될 때까지 줄곧 객실 청소를 담당해 왔다.
가난 때문에 포기했던 공부에 대한 욕심도 생겨 N씨는 1991년 방송대 국문과에 입학했다. 대학원에서는 특기를 살려 호텔관리학을 배웠다.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점을 인정받아 N씨는 1999년 8월부터 충남 홍성군에 있는 한 2년제 대학의 외식산업학과 시간강사가 됐다. 올 3월경에는 겸임교수로 선임될 예정.
하지만 호텔 청소원의 교수 등극은 ‘희망사항’에 그칠지도 모른다. N씨가 행사를 주최하면서 호텔 내 물건을 무단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
현재 N씨는 호텔 인사위원회에 회부됐고 그 결과는 이번주 내에 나올 예정이다. 대학 서무과의 한 관계자는 “만약 N씨가 호텔에서 징계를 받게 된다면 대학측도 겸임교수 선임을 다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N씨는 “회사 물건을 사용한 것은 개인적 용도 때문이 아니라 호텔 실적을 높이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