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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이강운/외국인이 수출주 사는 까닭은

입력 | 2004-01-27 18:22:00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세계 경기회복 추세가 많은 영향을 미쳤다. 미국 중국뿐만 아니라 유럽 일본 러시아 인도 남아메리카 등 세계 곳곳에서 경기가 살아나는 조짐이 뚜렷하다.

26일(현지시간) 끝난 미국 금융시장에선 주가와 금리가 동반 상승했다. 기업실적이 현저히 좋아진 가운데 내구재 주문 등 경제지표도 호전될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미국은 ‘실적장세(좋은 실적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국면)’의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서울증시에서도 이 같은 세계 경기회복 추세가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우선 포스코 삼성전자를 비롯해 화학 해운주 등 국제 원자재값 급등 관련 수혜종목의 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세계 공장으로 부상한 ‘중국 효과’도 국내 수출기업엔 원군(援軍)이 되고 있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전무는 “한국이 기댈 곳은 수출뿐”이라고 강조한다. 올해는 중국의 원자재·중간재, 선진국의 내구재 수요 증가로 우리 상품의 수출단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에 비해 한국의 경기회복은 대체적으로 더디게 진행되는 추세다. 내수 부문의 회복을 속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원유 등 국제 원자재값 상승이 경상수지 악화→물가불안→금리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될 가능성에 우려를 표명한다. 한 증권전문가는 “정부가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수출을 위해 환율방어에 나서는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고 털어놨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수출기업에 연방 뭉칫돈을 쏟아 붓는 이유는 이런 추세를 간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증시의 종합주가지수는 국내 투자자들이 ‘어어…’하는 사이에 870선까지 치솟았다. ‘이러다간 말겠지’하면서 조정을 기다리거나 ‘눈치 매매’로 단기투자에 골몰하던 국내 투자자들은 연일 땅을 치고 있다. 냉정한 외국인들은 오늘도 수출 우량주 중심으로 ‘싹쓸이’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