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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자 이탈 막아라” 신입생에 선물공세

입력 | 2004-01-27 18:22:00


《‘무료로 휴대전화를 받으세요.’ ‘공짜 해외연수는 어때요.’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한 업체들의 경품공세가 아니다. 지방 사립대학들이 합격생을 붙잡기 위해 벌이는 처절한 ‘경품성 구애작전’의 하나다. 지방 사립대들이 지난해 10% 이상의 정원미달률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수험생 수마저 더욱 줄어들자 정원 미달 사태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고액 연수·선물 공세=부산외국어대는 신입생 2250여명 전원을 일본 쓰시마(對馬)섬으로 데려가 2박3일간 무료 해외연수를 시키겠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 대학은 왕복 배편과 숙식비 등 여행 경비는 물론 여권과 비자발급에 필요한 수수료도 부담하고 서류절차까지 대행키로 했다. 이 대학은 이 행사에 학생 1인당 30만원씩 모두 6억여원을 쓰기로 했다. 반응이 좋으면 내년에도 계속할 방침.

대구대는 성적 우수생 500명을 미국 일본 중국 등 자매 대학에 5, 6주간 해외연수를 보내기로 했다. 수능 2등급 이상 학생은 전액 무료이며 나머지 학생은 반액만 부담하면 된다.

동명정보대(부산)는 고속 인터넷통신이 가능한 40만원 상당의 최신형 휴대전화를 신입생 전원에게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학은 학생들이 모바일 캠퍼스를 이용하도록 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재학생들에겐 휴대전화를 지급하지 않는다.

▽전원 장학금=신라대(부산)는 1차 합격자가 등록하면 성적에 따라 등록금의 25∼100%에 해당하는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 대학 관계자는 “우수한 학생을 붙잡고 미달을 방지하는 두 가지 효과를 노리고 파격적인 장학금 제도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부산외국어대도 이공계열 합격자 전원에게 수능 등급에 따라 50만∼1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대전대는 등록자 2500여명 전원에게 20만∼30만원의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1차 합격자뿐만 아니라 추가 합격자에게도 장학금을 지급한다.

▽구애작전=대구가톨릭대는 합격자 학부모들에게 총장 명의의 축하 서신과 학과 홍보 책자를 보냈으며 학생들에게는 총장 이름으로 휴대전화 축하메시지를 전송했다. 또 1차 합격자 400명을 대상으로 등록 여부와 상관없이 무료로 영어 및 컴퓨터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경일대(경북 경산시) 교수들은 합격생 1000여명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학과를 홍보하고 입학을 권유하고 있으며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임시 학생증도 우송했다.

조선대(광주)는 이달 초 합격생 5000여명에게 총장 명의의 연하장을 발송했다. 광주대(광주)는 28일 합격생들을 캠퍼스로 초청해 점심 식사를 제공하고 학과 소개와 음악 공연 등을 갖는 ‘1일 체험학교’를 연다.

대학들의 이 같은 유치작전에 대해 한 지방대학 홍보 담당자는 “다수의 대학이 경쟁적으로 합격자에게 솔깃한 혜택을 제시하는 것은 차별성 없는 백화점의 경품 경쟁처럼 보일 수도 있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