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자금 불법 모금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안대희·安大熙 검사장)는 27일 2002년 대선 때 대기업에서 불법 정치자금 32억6000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이상수(李相洙) 열린우리당 의원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의원에 대한 구속 여부는 28일 영장실질심사를 거친 뒤 결정된다.
검찰은 또 이 의원이 대선 이후 당 후원회 계좌에 입금된 공식 후원금 5억8500만원을 인출한 뒤 3억1500만원을 차명계좌에 보관하고 2억7000만원을 국민주택채권 구입비로 사용한 단서를 잡고 횡령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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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총무본부장을 맡았던 이 의원은 2002년 11월 말∼12월 초 금호그룹에서 불법 정치자금 6억원을, 12월 16일 이재정(李在禎) 당시 민주당 의원을 통해 한화 채권 10억원을 받은 혐의다.
이 의원은 또 법인 기부금 한도 초과를 피하기 위해 임직원 명의로 그해 12월 5일 현대자동차에서 6억6000만원을, 12월 17일 SK에서 10억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안 중수부장은 “명목은 편법자금이지만 돈의 출처가 기업인 데다 자금을 주고받은 당사자들이 불법성을 인지하고 있었던 점 등으로 미뤄 불법자금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5억8500만원은 대선 때 내 돈을 선대위에 빌려줬다가 돌려받은 것이고, 한화 채권 10억원은 사채업자를 통해 현금화한 뒤 선거자금으로 썼다”며 횡령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검찰은 전했다.
한편 27일 오후로 예정됐던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의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서 의원의 요청에 따라 28일 열릴 예정이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