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없어 발을 구르고 기업들은 필요한 기술인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업난과 인력난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 해 이공계 대졸 실업자가 2만6000명씩 쏟아지고 있지만 마땅한 기술인력을 구하지 못한 기업들은 외국인 채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기업 수요에 따르지 못하는 대학 교육 탓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대학과 기업이 공동 운영하는 ‘산학(産學)연계형’ 대학원 과정이 신설된다. 또 대학과 기업이 업종별 협의회를 만들어 기술인력의 수급을 결정하는 방안이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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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위 관계자는 27일 “기술인력의 수급(需給)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인재양성 정책을 산학협력 중심으로 재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런 내용의 ‘산업기술인력 발전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고 공청회를 거쳐 3월부터 시행키로 했다.
이에 따르면 차세대 성장을 주도할 60개 품목별로 대학과 기업이 함께 운영하는 석·박사 과정을 2008년까지 단계적으로 신설한다.
정부와 재계는 전공과정별로 매년 10억원 이상을 지원하고 교수의 30% 이상을 산업체 근무 경력자 중에서 채용할 방침이다. 올해 안에 5∼10개 품목에 대한 석·박사 과정을 신설하고, 2008년까지 전국 대학에 60개 과정을 마련할 계획. 이를 통해 1개 품목당 30∼50명씩 매년 2000여명의 핵심 우수 인력을 양성한다는 것이다.
분야는 미래형자동차, 지능형로봇, 차세대 전지, 디스플레이, 차세대 반도체 등 5가지다.
산업연구원 정진화(鄭眞和) 박사는 “산학협력 부진이 기술인력 수급불일치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매년 전체 연구개발비의 76.2%가 기업에서 투자되고 있으나 박사급 연구원은 72.6%가 대학에 있는 것도 기술발전을 막는 요인.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상반기 안에 전자, 기계, e비즈니스 등 3개 업종에 대해 ‘업종별 산학협의회’를 구성키로 했다. 대학과 기업이 만나 인력 및 기술 수요를 전망하고, 교육 기준과 훈련 프로그램을 함께 개발할 계획이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