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국민의 힘’ ‘서프라이즈’ 등 친노(親盧) 성향의 단체들이 ‘국민참여 0415’를 결성해 총선 당선운동을 본격화하기로 하자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야권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양당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홍위병’ ‘패거리정치의 전형’이라며 이들 단체의 주동자에 대한 사법처리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이를 ‘시민참여 정치’로 규정, 적극 옹호하고 나섬으로써 논란이 확산될 조짐이다.
한나라당 이상득(李相得) 사무총장은 27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국민참여 0415’는 ‘다시 뛰어 달라. 시민혁명은 계속돼야 한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에 고무된 친노 세력”이라며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불법선거운동은 어떤 경우를 막론하고 저지돼야 한다”고 흥분했다.
은진수(殷辰洙) 부대변인은 노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그는 “헌법과 법률의 수호자여야 할 대통령이 불법선거를 선동하는 나라, 그 선동에 호응해 홍위병들이 불법선거를 버젓이 자행하는 나라는 나라도 아니다”고 비난했다.
박종희(朴鍾熙) 의원은 “정치인들이 불법선거운동을 하면 참정권까지 박탈하는 만큼 불법선거운동을 벌이는 단체의 주동자에 대해서는 징역형을 선고해 처벌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도 ‘국민참여 0415’의 배후로 노 대통령을 지목하고 “대통령이 홍위병 대장이냐”고 직격탄을 쏘았다. 강운태(姜雲太) 사무총장은 “문제의 단체는 지난해 12월 ‘리멤버 1219’ 행사에서 노 대통령이 시민혁명 발언을 함에 따라 만들어진 단체로 불법 선거운동을 자행하겠다는 것”이라며 “개인 자격으로 정당에 가입하거나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개의치 않으나, 시민이라는 이름을 도용해 선거운동을 벌이는 것은 불법”이라고 비난했다. 장전형(張全亨)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패거리 정치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국민을 적 아니면 동지라는 이분법적 잣대로 나누고 대립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국민참여 0415’의 선거개입을 ‘자발적인 정치참여’라고 반박했다. 박영선(朴映宣) 대변인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정치참여라는 점에서 정치권이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다”며 “정치권이 얼마나 부패했으면 시민이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겠느냐”고 옹호했다. 박 대변인은 “야당이 홍위병 운운하는 것은 생업을 영위하면서 깨끗한 정치에 관심을 보이는 시민의 권리를 짓밟고 시민을 모욕하는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청와대는 공식 반응을 자제하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언론과 야당에서 딴죽을 걸고 있다”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정무수석실의 한 핵심관계자는 “청와대가 배후조종을 하는 것도 아닌데 도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시민단체 등의 선거운동은 다음달 초 선거법이 개정되면 바로 허용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