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 방송의 개빈 데이비스 이사장이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정보가 조작됐다는 BBC의 보도는 오보'라는 허튼 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책임을 지고 28일 사임했다.
그는 성명에서 "조직의 최고 책임자는 행동에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면서도 "판관을 고를 수는 없지만 일단 판결이 내려지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허튼 경은 28일 보고서를 통해 "'영국 정부가 이라크 전쟁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라크의 WMD 위험성을 일부러 부풀렸다'는 BBC의 보도는 근거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BBC가 이런 오보가 나가는 과정을 통제하지 못했으며 이후 정부의 항의가 있은 뒤에도 이를 바로잡지 못하는 등 보도시스템에 '결함이 있었다'고 비판했다.
앞서 BBC의 앤드류 길리건 기자는 지난해 5월29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영국 정부가 이라크가 45분 이내에 WMD를 배치할 수 있다는 조작된 내용을 정보기관 보고서에 삽입할 것을 지시하는 등 정보를 조작했다고 보도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후 이 보도에 대한 청문회가 열리는 가운데 국방부 무기 전문가인 데이비드 켈리 박사가 익명의 소식통이라는 사실이 공개되자 켈리 박사는 자살했으며 허튼 조사위원회가 구성됐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