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시장의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틈새 시장을 겨냥한 기획 음반들. 40, 50대의 추억을 자극하는 7장짜리 컴필레이션 음반 ‘미인시대’(왼쪽)와 명상에 적합한 뉴에이지 음악과 허브 사용법을 수록한 음반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사진제공 뮤직소프트
요즘 음반시장은 불황 타개책으로 ‘노스탤지어’ ‘웰빙’이란 키워드로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각각 지나간 시대를 그리워하는 30∼50대와 건강에 기꺼이 투자하는 ‘웰빙(well-being)’족이 타깃이다.
▽노스탤지어=10일 발매된 7장짜리 컴필레이션 음반 ‘미인시대(美人時代)’는 40, 50대의 취향을 철저히 분석했다. 표본집단을 3개월간 모니터해 조용필 하춘화 배호 등 70, 80년대 대표 가수 90명의 히트곡 150곡을 골랐다. 표지에 유명모델 대신 버스 안내양이나 봉제공장 여공의 사진을 싣고 ‘새마을 노래’까지 수록해 당시에 대한 향수를 자극한다. 음반기획사 뮤직소프트 관계자는 “이 세대는 음반 매장을 거의 찾지 않기 때문에 지금까지 팔린 5000여 세트의 90%는 홈쇼핑 프로그램을 통해 나갔다”고 밝혔다.
가수 이수영도 ‘광화문 연가’(이문세), ‘꿈에’(조덕배) 등 70, 80년대의 노래 11곡을 리메이크한 음반 ‘클래식’을 12일 발매했다. 20대의 가수가 흘러간 노래를 집중적으로 부르는 것은 흔치 않은 일. 소속사 이가엔터테인먼트는 “10, 20대에 비해 MP3를 덜 사용하는 30, 40대의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 ‘2시의 데이트’, ‘서금옥과 함께’의 시그널 음악이나 TV 광고 배경음악으로 낯익은 곡들을 다수 연주한 프랑스 지휘자 폴 모리아의 베스트 음반도 나왔다. ‘러브 이즈 블루(Love is Blue)’, ‘이사도라(Isadora)’ 등 40곡의 히트곡들이 실렸다.
▽웰빙=지난해 말 발매된 ‘물이 전하는 음악 메시지’가 웰빙 족에 맞춘 기획 음반. 음악의 파동에 따라 물 결정(結晶)이 달라지며, 인체의 70%를 구성하는 물의 결정을 아름답게 만드는 음악이 몸에 좋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 음반에 수록된 24곡의 노래와 연주곡은 박요한 고은정 등 영화음악이나 게임음악 분야에서 활동하는 국내 작곡가들의 신곡이다. 각 곡이 만드는 물 결정의 사진도 함께 실었다.
명상에 알맞은 뉴에이지 편집음반 ‘잠자는 숲 속의 공주’는 이루마의 ‘인디고(Indigo)’, 이사오 사사키의 ‘스위트 브리즈(Sweet Breeze)’ 등 16곡을 담고 있다. 재킷에는 허브를 이용해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아로마테라피와 요리법도 실렸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