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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선택 USA]부시진영 ‘케리 태풍’ 경보

입력 | 2004-01-29 19:07:00

존 케리 상원의원이 28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유세장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미식축구공을 들고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AP 연합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공화당 진영이 민주당 아이오와 코커스 및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연승한 존 케리 상원의원을 겨냥, 대선 전략 수정에 나섰다.

민주당 중진 인사들은 속속 케리 의원에 대한 지지를 선언, ‘케리 대세론’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케리는 케네디보다 진보적”=안보 문제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는 부시 진영은 베트남전 참전용사 출신인 케리 의원이 민주당 후보가 되면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보다 훨씬 더 위협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공화당 선거전략가 스콧 리드는 “케리 의원은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안보 분야에서 부시 대통령과 맞설 수 있는 상대”라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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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공화당은 그를 ‘동북부 출신 자유주의자’로 몰아가는 한편 국방 예산을 삭감했던 전력 등 케리 의원의 ‘색깔’을 문제 삼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8일 전했다.

에드 길레스피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의장은 지난주 연설에서 “케리 의원은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보다도 진보적”이라며 “그는 경제 안보 사회 등 모든 문제에서 유권자들의 정서와 맞지 않는다”고 공격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27일 뉴햄프셔주에서 열린 공화당 첫 예비선거에서 85%를 득표했다. 부시 대통령은 당내 도전자가 없어 예비선거는 요식행위다.

▽민주당 중진들 지지선언=다음달 3일 7개 주에서 예비선거 또는 코커스가 실시되는 ‘미니 슈퍼 화요일’을 앞두고 민주당 인사들의 케리 의원 지지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케리 의원 진영은 28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짐 클라이번 하원의원(6선)이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했다. 클라이번 의원은 지역 흑인사회의 ‘대부’로 모든 민주당 후보들이 눈독을 들여 온 인물. 사우스캐롤라이나 예비선거 유권자의 절반이 흑인이어서 케리 의원 진영은 크게 고무돼 있다.

미니 슈퍼 화요일에 가장 대의원수가 많은 미주리주의 민주당 중진 진 캐너핸과 토머스 이글턴 등 전직 상원의원 2명도 케리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민주당 상원 선거위원회 의장인 존 코르진 뉴저지주 상원의원, 톰 빌색 아이오와 주지사도 합류했고 미시간주와 애리조나주 주지사의 지지 선언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주당 지도자들은 29일 열리는 상원 선거대책회의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초청해 자문을 구할 예정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지원 사격이 필요하기 때문. 클린턴 전 대통령은 특정 경선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딘, 선거사령탑 교체=‘케리 추격’에 나선 딘 후보는 28일 조 트리피 선거대책위원장을 경질했다. 트리피 전 위원장은 주요 노조의 지지 선언과 인터넷을 통한 자금 모금을 주도한 인물. 그러나 그가 조언한 ‘엽기 연설’이 치명타를 주면서 자리를 내주게 됐다.

신임 선거대책위원장은 앨 고어 전 부통령의 ‘20년 측근’인 조이 닐. 고어 전 부통령은 이미 딘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