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임금 진상품인 은어를 보관하기 위한 얼음의 저장 공간으로 사용된 경북 안동지역 석빙고에 얼음을 채우는 장빙(藏氷)행사가 30일 재현된다.
안동석빙고보존회는 이날 오전 안동시 남후면 광음리 암산터널 앞 강에서 질이 좋은 얼음을 채취한 뒤 오후에 안동댐 민속촌 내 석빙고(보물 305호)에 얼음을 채우는 ‘장빙제’를 재현할 계획이다.
장빙제는 톱으로 얼음 자르기(채빙), 소달구지로 얼음 나르기(운빙), 장빙고사 및 석빙고에 얼음 채우기(장빙)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이 행사는 조선시대 여름철 안동지방에서 잡은 은어를 진상품으로 갈무리하기 위해 겨울철 낙동강에서 채취한 얼음을 석빙고에 저장하는 과정을 전문가의 고증을 통해 재현한 것이다.
안동 석빙고는 조선 영조 13년(1737년)에 안동(당시 예안)으로 부임한 이매신 현감이 봉록을 털어 3년 만에 만든 것인데 장빙제는 1800년대 말까지 열리다 1900년대 초에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동 석빙고는 안동댐 건설로 수몰되게 되자 1976년 1월 안동시 도산면 동부리에서 현재의 민속촌 내로 옮겨졌다.
보존회 사무국장 조병태씨(35)는 “100년 전에 사라진 장빙제를 되살리기 위해 2001년부터 시작해 올해 세 번째로 행사를 갖는다”며 “안동에서만 볼 수 있는 전통풍습으로 조상들의 지혜를 배우고 서민의 애환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최성진기자 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