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대한 세계 각국의 통상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또 국제 원자재값도 강세를 보이면서 최근 호조를 보여 온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1일 외교통상부와 KOTRA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한국산 폴리에스테르 장섬유 강력사(絲)에 대해 반덤핑 제소(提訴)에 착수한다고 한국 정부에 통보했다.
또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28일 한국산 PC강선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 명령을 내린다고 발표했다. 중국 상무부는 같은 달 14일부터 한국에서 수입되는 냉연철강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징수키로 결정했다.
인도 상무부도 올해 들어 한국산 탄산칼슘에 반덤핑 관세를 매길 것을 추천했으며 캐나다 국제무역재판소(CITT)는 한국산 스테인리스 강선에 대해 산업 피해 예비판정을 내렸다.
수출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원자재값도 크게 뛰었다.
지난달 원자재 수입액 증가율은 철강금속제품과 화학공업제품의 가격 상승으로 인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1.5%나 뛰었다.
이에 따라 원자재를 포함한 하루 평균 수입액은 7억5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편 산업자원부가 1일 발표한 ‘1월 수출입 실적’(통관 기준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33.2% 늘어난 190억7300만달러, 수입은 11.3% 증가한 161억2600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출증가율은 2000년 2월(35.8%) 이후 가장 높다.
수출 호조에 힘입어 무역수지 흑자규모도 98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인 29억4700만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최근 수출환경을 위협하는 요인이 늘어나고 있어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고 통상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