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축구 슈퍼볼 막간 공연에서 인기여가수의 젖가슴이 노출되고 이 장면이 전국에 TV 생중계됐다.
1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미식축구 최강자전 슈퍼볼 경기 하프타임에 등장한 팝가수 저스틴 팀벌레이크는 마이클 잭슨의 여동생 재닛 잭슨과 `록 유어 바디(Rock Your Body)'를 부르다 잭슨의 상의를 찢는 `이벤트'를 연출했다. `이 노래가 끝날 때까지 너를 발가벗길 거야'라는 가사에 맞춰 벌인 해프닝이었다.
그러나 '글래디에이터'를 연상케 하는 가죽 옷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자 잭슨의 젖가슴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고 이 장면은 TV로 안방에 전달됐다. 슈퍼볼 중계권자인 CBS는 황급히 다른 장면으로 전환했으나 볼 사람은 다 본 상태였다.
CBS는 뒤늦게 대변인을 통해 "이 사고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고 팀벌레이크는 "의상 문제 때문에" 이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해명했다. CBS와 이 쇼를 기획한 MTV는 쇼에 이 내용이 포함돼 있는지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마이클 파월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계층을 가리지 않는, 심하고 개탄스러운 이목끌기에 격분했다"면서 철저하고도 신속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도 "가족들이 시청하기에는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방송사들의 선정성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고 의회는 선정적 장면을 방송했을 때 부과하는 벌금을 대폭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CBS가 `본보기'로 처벌을 받을지가 주목된다.
한편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초저녁에 일찍 잤기 때문에 여가수 재닛 잭슨의 옷을 찢어 젖가슴이 노출되게 만든 TV 중계 장면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2일 각료회의 후 기자들에게 "시인하고 싶지 않지만 백악관이 아침 일찍 일을 시작하기 때문에 나는 이번에도 전반전만 보고 후반전은 보지 못했다.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여러분들이 그에 대해 이야기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농담했다.
슈퍼볼 경기 후반전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1일 오후 8시 30분 시작됐었다.
디지털뉴스팀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