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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는 내친구]벨리댄스 강사 오야씨

입력 | 2004-02-03 17:34:00


서울 강남구 신사동 댄스복합공간 ‘오떼르.’ 터키 정통 음악에 맞춰 10여명의 20∼30대 여성이 현란하게 히프를 흔든다. 허리에 둘러맨 벨트에 장식된 코인이 ‘찰랑찰랑’ 부딪치는 소리가 몸동작만큼이나 경쾌하다.

‘배꼽춤’으로 불리는 벨리댄스 강사 오야씨(27·본명 양형숙). 그는 국내 최초로 종주국 터키에서 정통벨리댄스를 배운 강사다. 한양대에서 댄스스포츠를 전공한 오야씨는 2001년 영국 유학중 벨리댄스를 우연히 보고 빠져들었다.

“벨리댄스를 처음 본 순간 제 춤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나 관능적인 춤에 반해버린 거죠.”

런던의 문화센터에서 벨리댄스를 배운 그는 ‘이 춤을 제대로 배워봐야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터키의 이스탄불로 떠났다.

물어물어 찾아간 사람이 터키의 유명 레스토랑인 ‘오리엔트 하우스’에서 공연하는 벨리댄서 3명 중 한명인 ‘오야’였다. 그의 스승 ‘오야’는 그가 터키를 떠날 때 자신과 똑같은 이름을 붙여줬다.

“벨리댄스의 매력은 배꼽에서 시작된 흔들림이 온 몸으로 퍼져 나가는 데 있어요.”

춤을 가까이서 보니 배꼽이 엄청난 속도로 흔들린다. 그러니 뱃살이 빠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 오야씨도 벨리댄스를 시작한 지 4개월 만에 9kg이나 빠졌다고.

“벨리댄스는 관절에 무리가 안 가고 몸이 유연해지구요, 뱃살 등 군살이 쫙 빠져요. 또 여성의 성 능력이 향상돼 부부관계도 좋아진대요.”

오야씨가 벨리댄스 자랑을 한참 늘어놓으면서 수줍게 웃는다.

지금은 모두가 부러워하는 현란한 춤을 선보이는 프로댄서이지만 오야씨도 고등학교 때까지는 둔하디 둔한 ‘몸치’였다고. 몸치를 벗어나고 싶어 배운 것이 ‘한국무용’이었고 대학에서는 댄스스포츠를 전공했지만 동료들에 비해 진도가 느려 항상 열등감에 시달렸다. 영국까지 유학을 떠난 것도 이런 열등감에서 벗어나고 싶은 오기 때문이었다는 얘기.

지난해 연말 잠실롯데호텔에서 ‘벨리댄스 디너쇼’를 연 가수 이영화씨(49)도 그의 제자다. 이씨는 “재즈댄스, 라틴댄스 등 여러 춤을 배워봤지만 벨리댄스만큼 다양하고 절묘한 기교로 가득 찬 춤은 처음이다”라며 “운동량이 워낙 많아 몸매관리와 건강유지에도 최고”라고 말했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3개월만 배우면 초보떼고 중급 입문…‘배꼽춤’ 벨리댄스

벨리댄스의 역사는 길다. 고대 이집트 신왕국시대 제 18왕조의 무덤 벽화에 현재의 벨리댄스와 똑같은 형태로 춤을 추는 무용수가 그려져 있다.

이슬람 제국이 번영을 누리던 9∼10세기 경 정부의 보호를 받으며 성장했고 오스만 투르크 시대에 터키 문화의 영향을 받아 에로틱한 분위기를 띄기 시작했다. 당시 터키의 궁녀들은 술탄에게 간택받기 위해 이 춤을 관능적으로 추었다고 한다.

벨리댄스는 다리나 발보다는 신체의 중심부로부터 퍼져 나오는 동작으로 이뤄졌으며 신체의 각 부분을 감각적인 모양으로 독립시켜 움직이거나 여성적인 동작으로 엮어 춤이 구성된다.

벨리 댄스는 ‘신비’의 댄스다. 모성애와 생명의 수정, 분만의 고통과 새 생명이 세상에 나올 때의 행복을 표현하며 특히 복부근육과 힙, 가슴 움직임이 포인트인 근육 댄스이다.

발레와 달리 움직임이 자연스럽고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이 장점. 평소에는 거의 쓰지 않는 복부부위의 근육을 많이 쓰기 때문에 건강과 몸매를 유지하는 데도 좋다.

벨리댄스의 의상은 다채롭고 하늘하늘한 스카프와 베일로 강조되며 수많은 동전을 단 벨트도 주요 장신구.

국내최대의 댄스복합공간 오떼르(02-535-4997, www.auteur.co.kr)에서 오야씨가 초·중급반과 전문가반을 지도중이다. 3개월 정도면 초급을 떼고 중급과정을 배울 수 있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