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무슨 돈입니까.”(감시단)
“아버지 드리려고 준비한 제 돈입니다.”(경남도청 직원)
‘공무원 노조 경남지역본부 설 명절 부정부패 감시단’이 설 연휴 전인 지난달 20일 경남도청 주차장에서 도청 공무원이 돈 봉투를 전달받는 장면을 적발하면서 나눈 대화의 일부다.
겉면에 ‘경상남도 개발공사’라고 적힌 이 봉투에는 현금 50만원이 들어 있었으며, 전달자는 공사 소속 과장으로 밝혀졌다.
공무원 노조 감시단은 4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 센터에서 지난달 16일부터 21일까지 도청과 시·군청, 교육청, 경찰서 등을 감시해 적발한 선물 등의 전달장면 43건을 동영상과 함께 공개했다.
지난달 19일 오후 4시경에는 모 군청 뒷문에서 40대 남자 직원이 30대 여성이 건네는 봉투를 거절하다 끝내 받아 들어가는 모습도 찍혔다.
또 지난달 20일 오후에는 경남지방경찰청에 멸치 50박스가 전달되는 장면도 노조 감시단에 포착됐다.
공무원 노조가 지난해 추석에 이어 감시활동을 벌인 뒤 그 결과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논란도 적지 않았다.
감시단이 선물 전달자에게 내용물과 경위를 묻자 “당신들이 뭔데 보자고 하느냐”고 따지면서 실랑이가 생겼고 “명절을 맞아 공개적으로 전달하는 선물까지 문제 삼아야 하느냐”는 의견도 제시됐다.
그러나 공무원 노조는 “업무 연관성이 있는 공무원에게 주는 선물은 미풍양속과 거리가 있다”며 “이번에 적발된 사례는 해당 기관과 부패방지위원회에 통보하고 부정부패 척결 차원에서 감시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