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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표시 채권 가산금리 오름세…4년만에 4%대로 하락

입력 | 2004-02-05 17:56:00


국제금융시장에서 국내 은행이 해외에서 발행한 외화표시 채권에 대한 가산(加算)금리가 오르고 있다.

미국 금리가 인상될 전망인 데다 조류독감 사태로 아시아 채권의 위험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LG카드 사태와 기업투자 위축으로 연초부터 국내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총유동성(M3) 증가율이 4년 만에 4%대로 떨어졌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이 4일 발행한 10억달러 글로벌 본드는 미국 국채와의 금리격차(가산금리)가 10년짜리 1.23%포인트, 5년짜리는 1.13%포인트로 결정됐다. 이는 당초 예상보다 0.03∼0.05%포인트 더 높아진 것이다.

이번 주말 5억달러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 중인 우리은행은 가산금리가 2.2%포인트 수준에서 책정될 전망이라고 미국 다우존스가 이날 보도했다. 우리은행이 작년 하반기에 발행한 해외채권의 가산금리는 1.0∼1.1%포인트 수준이었다.

작년 말 사상 최저 수준인 0.45%포인트까지 떨어졌던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가산금리도 4일 현재 0.60%포인트로 한 달여 만에 0.15%포인트 올랐다.

이처럼 가산금리가 상승 조짐을 보이면서 산업 하나은행 등 국내 은행들은 외화표시 채권 발행 일정을 연기하고 있다.

한편 한은이 발표한 ‘1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카드채 등 회사채는 지난달 1조5760억원이 순(純)상환됐다.

이는 작년 12월의 순상환액 801억원의 거의 20배에 이르는 수준이고 2002년 12월의 1조7000억원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회사채시장이 극도로 위축돼 발행 물량은 크게 감소하고 상환이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회사채에 투자를 많이 하는 제2금융권의 수신액이 급감하면서 1월 중 M3 증가율이 4%대 후반 수준으로 추정됐다. 이는 2000년 2월의 4.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김인섭 한은 통화금융팀 차장은 “기업들이 투자를 주저하고 소비도 부진해 자금회전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