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시드니올림픽 평행봉 은메달리스트 이주형(31·국가대표 코치). 그에겐 꿈이 하나 있다. 바로 한국이 체조에서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뜀틀의 여홍철이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선 이주형이 불과 0.013점 차로 평행봉에서 금메달을 놓쳤다.
“요즘 갈수록 체조가 후퇴하는 느낌이 들어요. 체조에서 올림픽 금메달이 하나 나와야 발전의 계기가 마련될 텐데…. 이번엔 반드시 금메달을 따낼 겁니다.”
2004아테네올림픽에서 이 코치의 숙원을 풀어 줄 것으로 기대되는 선수는 바로 조성민(28·전북도청). 그는 주종목도 이 코치와 같은 평행봉이다.
1m62, 57kg의 조성민은 지난해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평행봉 예선을 2위로 통과해 주목을 받았다. 결선에서 5위로 메달권에 들지는 못했지만 예선에서 펼친 선 굵은 연기는 세계정상급 수준이었다.
대한체육회가 내놓은 아테네올림픽 금메달 전망에 체조에서 1개가 포함된 것도 조성민 때문이다.
이 코치는 “근력과 체력이 좋고 동작을 가르쳐주면 빨리 자기 것으로 습득하는 장점이 있다. 연기수준도 최정상급”이라고 칭찬했다.
조성민은 현재 이 코치의 대를 이을 후계자로 국내 남자체조 평행봉 1인자이지만 한때는 불운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평행봉 예선에서 9.70(5위권)의 점수로 8명이 겨루는 결선진출이 무난했지만 당시 함께 출전했던 이주형(9.78)과 정진수(9.737·현 국가대표 코치)가 더 뛰어난 점수를 받아 결선무대에 오르지 못한 것. 종목별 결선에선 한 국가에서 3명 이상이 출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선에 오른 선수들의 수준 차는 그야말로 백지장 한 장 정도이기 때문에 만약 조성민이 결선에 올랐다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을지도 모른다.
아테네올림픽에서 조성민이 준비하고 있는 비장의 무기는 ‘포시타 1분의 1 턴’. 이 코치는 “두 팔로 지탱한 자세에서 뒤돌기 하면서 물구나무 를 서고 다시 360도 회전하는 슈퍼 E난도의 최고급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99년 톈진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과 시드니올림픽 은메달을 따낸 이 코치는 당시 ‘모리스에 파이크드(두 바퀴 공중회전 후 무릎을 완전히 편 상태로 어깨에 평행봉을 걸치는 동작)’라는 슈퍼 E난도의 기술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세계 정상의 자리에 섰다.
이 코치는 “현재 ‘포시타 1분의 1 턴’을 구사하고 있는 선수는 전 세계적으로 3, 4명밖에 없다. 성민이가 이 기술을 매끈하게 소화한다면 일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성민은 “실수만 안 하고 실력발휘를 제대로 하면 메달권은 충분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조성민은 누구
△생년월일 : 1976년 1월 5일 생
△출신학교 : 전주동신초등-전주기린중- 전북체고-경희대
△신체조건 : 1m62, 57kg
△주요 수상 경력 : 97년 유니버시아드 대회 마루 은메달과 도마 동메달, 2003 애너하임 세계선수권대회 평행봉 5위.
△취미 : 온라인 게임 스타크래프트(자칭 태릉선수촌 최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