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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핵탄두 최태욱-자물쇠 외잘란…'공포의 인천구단'

입력 | 2004-02-05 18:06:00


“인천 태풍을 기대하라.”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의 ‘황태자’ 최태욱(23)이 역대 최고 이적료인 11억원에 안양 LG에서 신생 인천 유나이티드 FC로 옮기던 지난달 29일 인천시청. 독일 출신 베르너 로란트 감독은 “목표는 우승이다”고 호언해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안종복 단장이 “목표를 너무 높게 잡은 것 같다. 중위권으로 해달라”고 정정하는 바람에 웃음으로 끝나긴 했지만 신생팀 감독이 우승을 호언하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올 시즌 K리그 돌풍을 확신하고 있다는 얘기.

K리그 개막을 2개월 앞둔 요즘 축구계의 화두는 인천 유나이티드. 그동안 신생팀은 처음엔 으레 바닥을 기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인천에는 뭔가 다른 게 있다. 팀 자체 평가도, 주위의 평가도 기존의 창단팀과는 다르다는 얘기다.

5일 웹사이트 순위 분석 전문사이트인 ‘랭키닷컴’(www.rankey.com)이 국내외 25개 프로축구단 홈페이지를 대상으로 최근 12주간의 시간당 방문객 수를 집계한 결과에서도 인천은 1위에 올랐다. 인천 홈페이지(www.incheonutd.com)의 1일 평균 방문객 수가 2362명으로 수원 삼성(2286명)을 제친 것. 신생팀이 사이트 오픈 4개월 만에 최고 인기팀으로 떠오른 것은 이례적. 그만큼 팬들의 반응도 뜨겁다는 증거다. 왜 그럴까.

우선 팀컬러가 탄탄하다.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청소년대표 출신 라돈치치와 최태욱이 포진한 투톱의 화력이 막강하다. 19세에 빠른 발을 가지고 있는 라돈치치와 한껏 물이 오른 최태욱의 골감각이 조화를 이루면 파괴력이 배가된다.

터키 대표팀 수비수 알파이 외잘란, 태극 수비수 김현수와 이상헌이 지킨 수비라인은 국내 최강. 미드필드 오른쪽 날개가 다소 처지고 대체요원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전체적인 전력은 상위권을 넘볼 수 있으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선수들을 끌어모으는 데만 100억원을 투자한 결과다.

인천 연고 첫 프로팀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도 뜨겁다. 인천이 1차로 모금한 창단 자본금 150억원을 한 달 만에 시민공모주로 일찌감치 마감한 것만 봐도 그렇다. 50억원을 목표로 한 2차 모금도 5일 현재 15억7500만원을 넘어섰다. 이 중 기업을 제외한 시민 공모액만도 약 9억원.

또 한가지, 선수단 가운데 최태욱과 이상헌 주호진 안성훈은 모두 부평고를 졸업한 인천 출신들이다. 그만큼 홈팬들의 구심점이 되리라는 전망. 이제 바람을 일으키는 일만 남았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