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인간은 전지전능한 존재가 되어가는 것일까요? 축지법도 이젠 전설이 아닙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출장 간 아버지와 서울의 가족이 모니터로 서로의 얼굴을 보며 식사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텔레코즘’(B2), 즉 원격우주의 시대에 살게 되었으니까요. 진시황제인들 오늘의 개인이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풍요를 모두 누렸겠습니까.
그런데 그 커다란 인간이 누리는 풍요가 자연을 거슬렀나 봅니다. 영국 BBC 다큐멘터리팀이 기획한 ‘길들여지지 않는 날씨’(B3)는 지구 곳곳을 강타하는 폭풍이 해마다 더 격렬해지는 이유가 ‘산업화’가 증가시킨 지구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의 양 때문이라고 밝힙니다.
결국 이 모든 분노는 전지전능을 꿈꾸는 인간에게 고스란히 돌아옵니다. 미국의 여성 생태학자가 자신의 임신경험을 통해 환경오염과 엄마의 몸, 태아 건강간의 상관관계를 고찰한 ‘모성혁명’(B1)은 아주 간단하지만 무서운 공식을 알려줍니다. ‘세상이 오염되면 엄마가 오염되고, 엄마가 오염되면 아기가 병든다.’
인류는 이제 첨단과학 대신 ‘딱정벌레 왕국의 여행자’(B3)에게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몸 굽혀 물어봐야 하지 않을지요. 반딧불이는 그 오랜 세월 어떻게 나무와 풀과 더불어 이 지구에서 조화롭게 살아남았는지….
책의 향기팀 b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