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북-미관계가 정상화될 때까지는 필요한 최소한의 핵억지력을 유지하겠다"는 방침과 유지할 `핵억지력'의 내용을 미국에 통보했다고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이 8일 미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워싱턴발로 보도했다.
북한은 이와 함께 동시행동원칙에 따른 최종적인 `핵 완전포기방침'도 밝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12월부터 주장해온 핵 활동 `동결'의 의미를 설명하는 형식으로 이런 방침을 미국에 전달했으나 미국정부에 직접 통보했는지, 중국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북한이 통보한 내용은 △최종적인 관계정상화(국교수립)가 이뤄지면 핵을 포기하되 △그때까지는 미국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필요 최소한의 핵억지력을 유지하며 △이 동안 핵억지력을 증강하지 않는다는 것 등이다.
북한은 `동결'을 엄밀하게 정의하면서 최종단계까지 포기하지 않을 `필요 최소한의 핵억지력'은 `종전 보유물'과 `2003년에 새로 추출한 플루토늄'이라고 설명했다.
`종전 보유물'은 92년 이전에 추출한 플루토늄을 의미하며 1, 2개의 핵무기가 돼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마이니치는 분석했다.
북한은 스스로의 위협을 효과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핵억지력'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해 왔으나 이 말의 의미를 직접 설명한 것은 처음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9일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리스트에서 제외하고 정치, 경제, 군사적 제재 해제, 에너지 지원 등의 `대가'가 있으면 핵활동을 `동결'할 수 있다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발표했다. 이후 공식보도를 통해 `동결'은 `핵무기 제조, 실험, 이전을 하지 않으며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도 포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한미일 3국은 25일 시작될 제2차 6자회담에서 북한에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무기 뿐만 아니라 우라늄농축을 통한 핵개발계획의 실상공개와 포기도 요구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디지털뉴스팀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