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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전 도전2국 최철한, 이창호에 불계승

입력 | 2004-02-08 15:59:00


국수전 도전기에서 도전자 최철한(崔哲瀚·19) 6단이 반격에 나섰다.

최 6단은 7일 경남 함양군청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47기 국수전 도전 5번기 2국에서 이창호(李昌鎬·29) 국수에게 145수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고 1국의 패배를 설욕했다. 최 6단은 이날 대국에서 초반에 상변과 우하귀에서 큰 집을 확보한 뒤 중앙과 좌변에 걸친 백 세력에 뛰어들어 절묘한 수순으로 대마 살리기에 성공하며 쾌승을 거뒀다.

최 6단은 "연패를 당하지 않아 다행"이라며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나머지 대국에 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 6단은 이번 승리로 이 국수와의 공식 대국에서 4연패 끝에 첫 승을 기록했다.

검토실에선 최 6단이 '이창호'라는 대어를 낚는 방법을 터득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승준 8단은 "수읽기에 자신 있는 최 6단이 먼저 실리를 취한 뒤 상대세력에 깊숙이 침입해 대마 사활에 승부를 거는 '모 아니면 도' 전법을 쓴 것이 주효했다"며 "이세돌 9단이 지난해 LG배 세계기왕전에서 이 국수를 이길 때 썼던 방식과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최 6단도 대국 후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바둑을 뒀다"며 "특별히 악수(惡手)가 없었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이날 대국은 함양군의 초청으로 이뤄졌으며 이 국수와 최 6단은 구한말 최고수였던 노사초(盧史楚) 국수의 생가(함양군 지곡면 개평리)를 방문하는 등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함양군청 직원 기우회인 돌밭동호회 강신귀(姜信貴) 회장은 "이 지역에 노사초 국수의 생가가 있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는 한편 함양 지역에 바둑 붐을 일으키기 위해 군 차원에서 도전기를 유치했다"고 말했다.

이날 대국에서는 김찬우 3단이 군청 소회의실에서 공개해설을 했고 유창혁 9단, 박승문 5단, 이상훈 4단, 박성수 3단 등 4명의 프로기사가 30여명을 대상으로 지도 다면기(多面棋)를 펼쳤다. 유 9단과의 다면기에서 이긴 박점복(朴占福) 함양우체국장은 "프로기사와는 첫 대국이라 떨렸다"며 "7점 바둑이어서 유 9단이 '살살' 둔 것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국수전 3국은 18일 서울 강남구 수서동 조남철 9단의 자택에서 열린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