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주와 워싱턴주에서 7일 실시된 미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위한 코커스(당원대회)에서도 예상대로 존 케리 상원의원이 50% 안팎의 압도적인 지지로 승리해 대세론을 굳혀가고 있다.
이날 저녁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서 열린 민주당 만찬 연설회 도중 선거 결과를 통보받은 케리 후보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대한 공격으로 승리를 자축했다.
“저들은 극단주의자들이며 우리가 주류다. 부시 행정부는 주류의 가치를 버리고 우리 역사와 근본적으로 다른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은 기록적인 재정적자를 짊어지고 해외주둔 미군을 과도하게 확장함으로써 미국을 국내외에서 모두 약화시켰다”고 공세를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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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커스 결과=케리 후보는 미시간주에서 절반이 넘는 52%의 지지를 받았다. 지지율 17%로 2위를 차지한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와의 격차는 무려 35%포인트.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은 14%, 웨슬리 클라크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사령관은 흑인 인권운동가 앨 샤프턴 목사와 같은 7%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워싱턴주에서도 케리 후보는 딘 후보를 18%포인트나 앞서는 48%의 지지로 선두를 차지했다.
딘 후보는 1년반 전 ‘딘 돌풍’이 가장 먼저 불기 시작했고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며 정보기술(IT) 산업 종사자들이 많은 워싱턴주에 기대를 걸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에드워즈 후보(7%)와 클라크 후보(3%)는 남부 이외 지역에서는 경쟁력에 한계가 있음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이들 후보에 대한 민주당 지지자들의 사퇴 압력도 높아지고 있다.
케리 후보는 이날 승리로 지금까지 예선이 실시된 11개 주 가운데 9개 주의 승자가 됨으로써 후보 지명전이 사실상 끝났다는 성급한 평가도 나오고 있다. 그는 이날 뉴스위크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부시 대통령과 맞붙을 때 50 대 45로 이기는 것으로 나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폭스뉴스 조사에서는 47 대 43으로 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망=딘 후보는 17일 위스콘신주 예비선거에 배수진을 치고 있다. 그러나 그는 밀워키의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부통령 후보 제의가 오면 받아들이겠느냐는 질문에 “부시 대통령에게 이기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해 러닝메이트를 수락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경쟁자 가운데 누구를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지금 우리는 승리를 위한 계획을 짜는 중”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남부 출신으로 남부에서 1승씩을 기록한 에드워즈 후보와 클라크 후보는 10일 남부의 테네시주와 버지니아주 예비선거를 반전의 기회로 삼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케리 후보가 두 예비선거에서 모두 패배하면 남부에서의 본선 경쟁력에 의문이 제기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10개 주에서 예비선거와 코커스가 실시되는 3월 2일 ‘슈퍼 화요일’에서 사실상 후보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미 민주당 코커스(7일)
미시간주(100% 개표)워싱턴주(99% 개표)총 대의원확보수(누계)존 케리5248271하워드 딘1730121존 에드워즈147110웨슬리 클라크7382기타 후보10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