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시티헌터’의 주인공처럼 섹시하고 코믹한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권오중. 사진제공 MBC
긴 머리에 거뭇거뭇한 수염, 1m80의 훤칠한 키와 잘 빠진 몸매. 시트콤 연기자로 정평이 나 있는 탤런트 권오중이 ‘섹시 남’으로 변신했다.
MBC ‘천생연분’(극본 예랑·연출 최용원)에서 종희(황신혜)의 동생 종혁 역을 맡은 권오중은 길게 늘어뜨린 헤어스타일과 가지런한 수염, 세련된 패션 감각을 가진 남성으로 나온다. 그는 ‘순풍 산부인과’ ‘헬로 발바리’에서 코믹 캐릭터로 각인됐던 배우. 그러나 지난해 사극 ‘다모’에서 채옥(하지원)을 그림자처럼 챙기는 좌포청의 부장포교 이원해 역할을 통해 정통 연기자로 변신한 데 이어 이번에는 섹시 가이로 또다른 면모를 선보인다.
“머리는 어릴 때부터 길게 기르고 싶었어요. ‘다모’ 촬영 중에 머리에 상투를 틀고 수염 손질도 못했는데,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머리가 길어져 보기 좋더라고요.”
그는 ‘천생연분’을 찍기 전 3주 동안 거의 음식을 안 먹고 하루 2시간씩 운동하며 ‘각진’ 근육을 만들었다. 수염도 매일 전기로 작동하는 커터기를 이용해 3cm 길이로 정돈한다.
“‘다모’에서 모처럼 강한 캐릭터를 선보였는데, ‘천생연분’에서 다시 멜로에 코믹이 섞인 연기를 하려다보니 고민이 많아요. 그래서 외형적으로 다른 면모를 보이는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단골로 코믹 조연을 맡아온 그는 늘 특이 캐릭터를 놓고 고민하는 연기자다. 일본만화 ‘시티헌터’의 주인공처럼 일할 때는 멋있으면서 개구쟁이 같은 캐릭터나, 진지함과 코믹 연기를 절묘하게 조화시키는 톰 행크스를 모델로 ‘연구’ 중이다.
그는 대학생 시절 6세 연상의 부인을 만났고, ‘백수’ 시절 부인에게 데이트 비용은 물론 차비까지 신세를 졌다. ‘천생연분’에서 황신혜 안재욱이 연기하는 연상연하 커플이 실제 권오중의 결혼 생활과 비슷한 셈이다. 권오중은 “아내 친구들의 남편들과 모임을 가질 때 가장 부담스럽다. 나보다 열 살 이상 많은 분도 있다”며 웃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