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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 선택 2004]"케리, 부시와 대결땐 흥미진진"

입력 | 2004-02-09 18:06:00



파죽지세의 존 케리 상원의원은 ‘본선’에서도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제칠 수 있을까.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그의 승세가 굳어지면서 11월 본선 경쟁력이 여론의 관심거리로 등장했다.
▽승리 행진=케리 의원은 미시간주와 워싱턴주에 이어 8일 메인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도 45%의 지지로 승리했다.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는 26%를 얻는 데 그쳤다.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과 웨슬리 클라크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사령관은 각각 9%와 4% 득표에 그쳤다.
최종 결판은 3월 2일 10개 주 경선이 치러지는 ‘슈퍼화요일’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케리 후보의 후보지명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 언론들은 의회활동 기록과 성장과정 등을 자세히 분석하는 등 검증작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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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선 의원으로 상원에서 19년 동안 6000여건의 표결에 참가한 기록 등을 분석한 언론들은 케리 후보가 강점과 약점을 모두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점=케리 후보는 주로 외교정책 분야 소위원회에서 활동했다. 국가안보에 대한 식견과 경험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의 보좌관들은 “현장실습 없이도 최고사령관이 될 수 있을 정도의 경험이 있으며 외국 지도자들과 쌓은 폭넓은 교분은 대통령으로서의 신뢰를 높여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 콘트라사건 조사와 베트남전 실종자 및 전사자 조사 등에서 탁월한 조사 능력과 통찰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풍부한 의회활동을 통해 국내 정책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경험을 갖고 있는 것도 케리 후보측이 꼽는 강점.

베트남전 영웅에서 반전운동의 기수로 변신해 결국 상원의원이 된 케리 후보는 그 자체가 ‘신화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경력은 동시대인들에게 적지 않은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케리 후보에게 강점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약점=케리 후보의 이름이 들어간 법률이 별로 없다. 이를 경쟁자들은 “의회활동에 알맹이가 없다는 증거”라며 비판하고 있다.
초선 의원 시절인 1985년 국방예산 500억달러 삭감을 주장하고 각종 무기시스템 도입에 반대한 것과 90년대 미국 중앙정보국(CIA) 예산 삭감을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안이한 안보관의 소유자’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케리 후보는 91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당시 미국의 무력 사용에 반대했지만 2002년 이라크전에는 찬성했다. 그러나 이라크 재건비용 예산안에는 반대하는 등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낙태, 동성애, 총기 소유, 환경보호 등 이른바 사회 문화적 이슈에 대해 지나치게 진보적인 입장에 섰다는 점. 그는 민주당 내에서도 진보적이라는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보다 더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인상 때문에 보수층 내지 중간 부동층의 표를 잃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도 북부 출신이어서 남부의 표를 얻기가 쉽지 않고 귀족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것도 본선에서의 약점으로 꼽힌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부시 지지도 또 하락 48%▼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업무수행 지지도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뉴스위크가 5, 6일 실시해 8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의 업무수행 지지도는 1주일 전 49%에서 48%로 내려갔다.
이 조사에서 부시 대통령의 재선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50%로, 재선에 찬성한다는 응답(45%)보다 5%포인트 많았다(오차한계 ±3%).
부시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들과의 양자 대결에서 다른 후보들에게는 우세했지만 선두주자인 존 케리 상원의원에게는 45% 대 50%로 패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셔널 애넌버그 일렉션 서베이의 조사에서도 부시 대통령의 업무수행 지지도는 지난달 하순 조사 때의 64%보다 10%포인트 떨어진 54%로 나왔다.
AP통신과 입소스(IPSOS) 공동조사에서도 업무수행 지지도는 47%로 나타나 지난달의 56%보다 9%포인트나 내려가는 등 하락 추세가 두드러졌다. 이 조사에서는 부시 대통령 재선 반대 응답이 43%, 찬성하겠다는 응답이 37%였다.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계속 떨어지는 것은 이라크 대량살상무기의 발견에 실패한 데다 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경선 과정에서 비판을 강화하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