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자금 불법 모금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안대희·安大熙 검사장)는 9일 2002년 대선 당시 삼성그룹이 한나라당측에 제공한 112억원 상당의 국민주택채권의 일부로 추정되는 채권을 찾아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 채권이 서정우(徐廷友·구속기소) 변호사가 삼성에서 받은 채권으로 확인될 경우 최종 사용처 등을 규명하는 한편 삼성측이 노무현 대선 후보 캠프에도 채권 형태의 불법 대선자금을 건넸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민주당 경선자금 의혹과 관련해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을 고발한 민주당측 대리인으로 당 재정국장 직무대리인 백모씨를 최근 소환해 조사했다.
백씨는 검찰 조사에서 “구체적인 자료 제시는 불가능하지만 추측건대 노 대통령과 정 의장이 다른 후보보다 더 많은 불법자금을 받지 않았겠느냐”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한편 검찰은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在庸)씨가 관리해온 170억원대의 괴자금이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재용씨를 9일 소환할 예정이었으나 연기 요청에 따라 10일 오전 재용씨를 세 번째 불러 조사한 뒤 증여세 포탈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