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일부 교수들이 국고에서 지원되는 연구비 일부를 개인적으로 유용하는 등 부당하게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학술진흥재단은 연세대 독문과 시간강사 A씨가 1월 제기한 이 대학 소속 일부 교수의 연구비 부당 집행 고발 사건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이 대학 독문과 등 어문학부 소속 3개 학과 교수 5명은 국가 예산으로 지원한 7개 연구과제 연구비 11억9760만원 가운데 10.5%인 1억2558만여원을 지급 목적과 달리 사용했다는 것.
학술진흥재단은 부당하게 사용된 연구비 중 4823만여원은 교수 4명이, 757만원은 연구과제에 참여한 박사급 연구원 5명이 각각 개인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 4969만여원은 문과대 부설 연구소인 유럽문화정보센터의 공동경비로 사용했으며 나머지 2008만여원은 정보센터의 공동기금으로 보유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B교수는 2개 과제 연구비로 6억5450만원을 지원받아 6146만여원을 사적으로 유용하거나 정보센터 공동경비로 충당했다.
C교수는 연구비 1억7750만원 가운데 정보센터 공동경비로 1353만원을 사용하는 등 2171만원을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D교수의 경우 정보센터 경비로 270만원을 썼으며 이 교수의 과제에 참여한 박사급 연구원 3명이 700만원을 유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학술진흥재단은 학술연구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부당 집행된 연구비를 모두 회수하고 유럽문화정보센터에 대해서는 5년간, 관련 교수 5명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3∼5년간, 그리고 박사급 연구원 3명에 대해서는 1년6개월∼2년간 연구비 신청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연세대에 조사 결과를 통보해 관련 교수에 대해 징계 등을 요구하고 연세대에 대해서도 연구비 중앙관리 등급을 하향조정해 간접 연구경비 지원을 대폭 삭감하기로 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