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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스타가 꼽은 유망주/축구 황선홍→정조국

입력 | 2004-02-10 18:10:00

황성홍


‘이회택-차범근-최순호-황선홍-?’

한국축구 특급 스트라이커의 계보다. 그렇다면 황선홍을 이을 차세대 골잡이는 누굴까.

최용수? 안정환? 그러나 많은 축구인들은 고개를 내젓는다. 이들이 뛰어난 스트라이커임에는 틀림없지만 천부적인 재능을 갖춘 선수는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황선홍(36·전남 드래곤즈 코치). 영국에서 지도자 수업중인 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누가 후계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주저 없이 16년 후배인 정조국(20·안양 LG)을 꼽았다.

황선홍은 왜 정조국을 꼽았을까. 다음은 전화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한 편지다.

▼황선홍의 충고▼

정조국

아끼는 후배 조국아. 내가 너를 처음 본 것은 2002월드컵을 앞두고 연습생으로 대표팀에 합류했을 때였다. 너의 큰 체격(1m85, 77kg·황선홍 1m83, 79kg)이 눈에 확 들어와 얼마나 든든했던지.

너도 알다시피 스트라이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결정적 순간에 터뜨려 주는 한방이야. 그런 점에서 넌 일단 체격조건은 완벽히 갖췄다고 본다.

하지만 스트라이커는 타고나야 한다고들 하지. 훈련을 통해서 좋아지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말일 게다. 내 경험으로 봐도 그렇다. ‘스트라이커는 공 냄새를 맡아야 한다’는 말이 바로 타고난 감각을 의미한다. 너도 곧 이해하게 될 거다.

다행히 넌 재능을 타고난 데다 성실하다고 소문났으니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걸 수밖에. 이태호 선배의 골감각과 스트라이커로서의 종합적인 능력에서 탁월했던 최순호 선배, 그리고 동물적인 감각을 가진 안정환의 플레이를 유심히 살펴보면 네가 가야 할 길이 보일 거다.

현재 너의 플레이를 보면 크게 흠잡을 데가 없더구나. 하지만 세계적인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부족한 순간 스피드를 높이고 창조적인 두뇌플레이를 보완해야 해. 당연히 힘든 고비가 더 많을 것이고 그 고비를 넘기 위해서는 축구에 대한 열정도 넘쳐야 하겠지.

내가 현역시절을 마감하며 가장 후회스러웠던 것은 이것저것 한눈을 판 거야. 넌 스트라이커 하나만 파고들어라. 네가 문전에서의 파괴력만 좀 더 키운다면 한국축구는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도 큰 꿈을 꿀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한국축구의 미래가 너의 양어깨에 달렸다. 선홍이가.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정조국은 누구?▼

△생년월일=1984년 4월23일생

△출신학교=서울 갈현초-대신중-대신고 (2001년 안양 LG 입단)

△가족관계=부 정송전(46), 모 장영숙씨(42) 의 1남1녀중 둘째

△축구시작=초등 1년때 차범근축구교실을 통해서

△대표경력=유소년대표(14,16세) 청소년대표(20세이하) 올림픽대표

△주요 수상경력=K리그 신인상(200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