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대와 연세대의 이공계 대학 신입생 등록률이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이공계 기피 현상에 대한 사회적 우려 분위기 속에서 이공계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10일 서울대에 따르면 2005학년도 신입생 1차 등록을 마감한 결과 자연대 지구환경과학부의 등록률이 92.5%로 지난해보다 12%포인트 올라가는 등 자연대 등록률이 전반적으로 6%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자연대의 경우 2001년 83%, 2002년 82%, 2003년 80% 등 등록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오다 올해 처음으로 반등했다.
공과대학 역시 공학계열이 94.6%의 높은 등록률을 보이는 등 지난해 82.9%에서 올해 87.8%로 5%포인트가량 등록률이 올랐다. 특히 농업생명과학대는 수년간 등록률이 70%대에 머물렀으나 올해 85.5%로 급상승했다.
연세대도 공학계열 등록률이 63.4%에서 68%로 올랐으나 다른 대학들은 대개 지난해 수준에 그쳐 이공계 대학 등록률이 전반적으로 상승하지는 않았다.
서울대 이공계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자체 분석 결과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등 학생들의 수준도 예년에 비해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정부가 잇따라 이공계 지원책을 발표하고 언론이 이공계 살리기 시리즈 등으로 이공계의 장점을 알리는 여론 조성에 앞장 선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공대 한민구 학장은 “그동안 언론, 학계, 산업계 등에서 이공계의 중요성과 실상을 알리기 위해 기울여 온 노력이 결실을 보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대 자연대 이종섭 교무부학장은 “동아일보 등 언론에서 이공계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제대로 알리기 시작한 덕분”이라며 “사회가 앞으로 이공계가 살 길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전국 이공계대학 학장협의회는 대통령에게 이공계 기피 현상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이공계 기피 현상에 경종을 울렸으며 이공계 대학들도 자체적으로 신입생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이번에 유례없는 높은 등록률을 보인 농생대는 진로정보실을 설치해 고교생에게 농생대 실험실을 견학하도록 하고 입시상담을 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으며 전국 고교 교장을 초청해 농생대의 학문적 특성과 진로를 설명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농생대 이무하 학장은 “이공계의 위기는 오히려 기회라는 점을 인식하는 학부모들이 늘어난 것 같다”며 “앞으로도 이공계의 역할과 가능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알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정부와 대학의 적극적인 지원정책이 이공계 등록률을 끌어올리는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고 말했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